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은 3일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 도서관 앞의 문을 가리키며 “바로 저 좁은 문을 통해서 어렵사리 국회에 들어가 계엄을 해제하는 데 앞장섰다”며 “그날 밤 국민의힘의 공식 결단과 행동은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일지라도 앞장서서 막고 단호하게 국민 편에 서겠다는 것이었음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국민의힘 소속 다수 정치인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상식적인 시민은 이미 사과하는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과받을 분들은 국민이지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도 이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사람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국민께서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앞서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후 “탄핵보다 질서 있는 퇴진이 더 나은 방안”이라며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한덕수·한동훈 체제’를 선언한 바 있다. 해당 발언으로 인해 당시 ‘군 통수권 등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직무에서 배제될 수 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는 비판도 받았다.한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계엄 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최소한의 상처를 입으며 난국을 헤쳐나가야 했다”며 “그 과정에서 여러 시도가 있었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우선한 시도였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국회도서관 앞에는 이날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 수백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 전 대표가 국회도서관 앞의 문을 통해 국회로 들어서자 “한동훈”을 연호했다. 고동진·배현진·정성국·진종오·송석준·정연욱·안상훈 등의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정광재 전 대변인 등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