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를 살리려면 더 좋은 계산 도구가 필요합니다. 고전적 컴퓨팅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제는 양자컴퓨팅이 필요합니다.”
지난 6일 인천 송도의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만난 정재호 양자사업단장은 “의료 데이터는 고차원적이며 비선형적이라 기존 AI(인공지능)나 슈퍼컴퓨터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가 손실된다”고 말했다.
이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간 기능이 나쁜 환자가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간 기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그러면 다른 환자에 듣는다고 신약을 투여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 단장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새로운 컴퓨팅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은 연세대의 양자컴퓨팅 사업을 이끌고 있지만 정 단장은 본업은 외과의사이다. 그는 암 연구자로 오랜 경력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위암 환자의 항암제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약 2만3000여 유전자 중 단 4개만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15%까지 높이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다. 기존 AI와 슈퍼컴퓨터가 의료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곤 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치료제를 쓸지 결정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작은 데이터 하나가 누락되면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 단장이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방법으로 주목한 것이 바로 양자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미시세계에 통하는 양자역학 원리로 정보를 처리한다. 일반적으로 고전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전자가 있거나 없는 걸 기준으로 0과 1로 바꿔 순차적으로 계산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마치 수많은 길을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것처럼 동시에 탐색하고 계산한다. 정보 단위가 0 아니면 1이 아니라 0과 1이 같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잡한 의료 데이터의 패턴을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해당 게시물에 음란물(아동 포함), 도박,광고가 있거나 바이러스, 사기파일이 첨부된 경우에 하단의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단, 정상적인 게시물을 신고할 시 사이트 이용에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tidskfknara 님의 최근 커뮤니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