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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이전 스마트폰 쓰면 '극단적 선택' 가능성 높아진다
작성일 : 2025-08-03 23:56:30조회 : 33점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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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ㅅㅎ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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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기에 적절한 나이는 몇 살일까.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한 시기가 어릴수록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13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소유하면 성인 초기에 정신건강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인공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정신건강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비영리 연구기관 사피엔랩스(Sapien Labs)다. 사피엔랩스는 디지털 기술과 인간 정신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주요 연구 주제로 다룬다.
눈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흔한 일상이다. 어린아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갖는 습관 중 하나다. 최근엔 길을 걸을 때도 스마트폰에 푹 빠져 주변을 살피지 않는 일명 ‘스몸비족’(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이 늘고 있다. 스몸비족은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고 다니는 모습이 마치 좀비의 걸음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주로 애용하는 것은 동영상이나 게임, 소셜미디어(SNS) 등이다. 학업이나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데도 하루 6시간 이상 6개월 넘게 지속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어린 나이에 일찍 소유하고 종종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면 성인 초기에 정신건강이 나빠진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사피엔랩스의 최고 과학책임자인 타라 티아가라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 세계 18~24세 청년 10만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소유와 정신건강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이를 위해 사회적·정서적·인지적·신체적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마인드 건강 지수(MHQ·Mind Health Quotient)를 사용했다. MHQ 점수는 -100점에서 +200점까지로, 숫자가 높을수록 정신적으로 더 건강함을 나타낸다. 건강한 사람의 MHQ 평균 점수는 100점이다.
연구팀의 포괄적인 ‘마인드 건강’ 조사 결과, 스마트폰을 늦게 가질수록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를 들어 13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소유한 사람들은 평균 30점을 받았지만, 5세에 스마트폰을 갖게 된 사람들은 평균 1점에 그쳤다.
특히 13세 이전에 처음 스마트폰을 갖게 된 아이들은 성인인 18~24세가 되었을 때 자살 생각, 공격성 증가, 감정 조절 능력 저하, 현실과의 단절, 환각 경험, 자존감 상실 등을 더 자주 보였다. 여자아이의 경우 자존감, 자신감, 정서적 회복력 등이 낮았고, 남자아이는 안정감과 평정심, 자존감이 저하되고 공감 능력이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권을 불문하고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균일하게 나타났다. 초기 스마트폰 접근이 정신건강에 더 광범위하면서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5가지 이상의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는 점수에서는, 6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받아 사용한 여자아이들 중 74%가 ‘스트레스를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첫 스마트폰 사용 나이가 15세인 경우는 52%로 감소했다. 역시 6세에 처음 스마트폰을 받은 남자아이들 중 42%가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반면, 18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쓴 경우의 비율은 36%로 낮아졌다. 이는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과 성인이 되었을 때의 정신건강 상태가 서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연구팀의 추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이 소셜미디어 사용, 사이버 괴롭힘, 수면 방해, 나아가 가족 갈등으로까지 연결되었다. 특히 스마트폰과 정신건강 악화의 상관관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소셜미디어(40%)다. 그다음으로 가족 관계 악화(13%), 사이버 괴롭힘(10%), 수면 방해(12%) 순이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간 개발 및 역량’에 발표됐다.
티아가라잔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미래 세대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선 13세 미만 아동의 스마트폰 접근을 제한하는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와 사회, 기업의 적극적 대응도 제안했다.
현재 선진국들은 학교 안의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 남미 등 79개 국가에서 교육기관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 중이다. 이러한 정책 효과는 학생들의 학습 집중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학생 대상 스마트폰 사용 규제에 앞선 나라다. 프랑스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중학교 약 200곳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물리적으로 금지하는 ‘디지털 쉼표’ 정책을 시범 운영 중이다. 대상 학교들은 별도의 사물함을 만들어 학생이 등교하면 스마트폰을 수거했다가 하교 때 돌려준다. 올해 9월부터는 전국 모든 초·중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초·중교 교내에서 스마트폰 소지는 허용하되 사용은 금지한다는 방침을 유지해왔으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영국 정부도 지난해 초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도록 학교에 지침을 내렸다. 노동당 하원의원은 이 지침을 법률로 제정하기 위해 ‘더 안전한 전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모든 학교가 ‘휴대전화 없는 지대’가 돼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담았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스마트폰 탓에 학생이 산만해지고 성적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초·중·고교 전 학년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 스마트워치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금지 조치 이후 실제로 학생들의 학습 집중도가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아일랜드 등도 스마트폰 사용의 부정적 영향을 인지하여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20개 주에서 학생들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아예 막는 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학교 안에서 모든 휴대전화와 스마트 워치를 사물함에 보관하거나 전원을 끄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해 발효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7월 8일 수업 중 초·중·고교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여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학생들의 학습 집중력 회복과 디지털 중독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아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막막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방향을 바꾸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녀가 스마트폰을 멀리하도록 하는 것은 부모가 내릴 가장 현명한 결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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