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의 절반 이상이 최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수차례 공언했음에도 연초부터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전날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는 모두125건이다. 이 중52%(65건)는 신고가이거나 기존 신고가와 같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철 비수기라 거래량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외곽 지역 중저가 아파트의 강세가 돋보이고 있다. 새해 노원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거래10건 중 6건, 도봉구 4건 중 3건, 강북구 2건 중 2건이 각각 신고가 또는 최고가 거래였다. 노원구에서는 지난해 7월 5억700만원에 거래됐던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37.46㎡)가 이달 4일에는 5억9000만원에 팔렸다. 서울 서남권 외곽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상황도 비슷했다. 금천구는 3건 중 1건, 관악구 5건 중 3건, 구로구13건 중 5건이 각각 신고가 거래이거나 최고가격 거래였다.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비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신고가 거래가 많았다. 마포구의 새해 거래 4건 중 3건이 신고가 거래였고, 용산구와 성동구는 새해 1건 있었던 거래가 모두 최고가 거래였다. 마포구 공덕 더샵(84.96㎡)은 기존 신고가(16억5000만원)보다4300만원 오른16억9300만원에 이달 2일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설 연휴 이전에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어느 정도 물량이 풀릴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대책이 나오더라도 실제 시장에 풀리는 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얼마나 달래줄 내용이 담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