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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등록→취소 반복… 집주인·중개업소의 수상한 담합

zerotan11
LEVEL90
출석 : 1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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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실거래가 띄우기 실태

지난해 서울 신고가 기록 아파트
절반이 매매신고 후 취소 드러나
전국 취소 3건 중 1건이 신고가
등기 전에 실거래가 등록 가능해
기록 수정 안 돼 시세 조작 악용
계약 해지해도 최근 거래만 남아
“등기 신청 후 매매 신고로 바꿔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뉴스1
“입주자대표와 중개업소가 짜고 조직적으로 아파트 호가를 올리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전용면적 85㎡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A씨는 개운치 않은 느낌에 지역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서울에서 주택 매물을 구하다가 여의치 않자,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한다. 중개업소의 소개로 알게 된 일산의 아파트 단지의 호가는 지난해 5∼6월 기준 4억2000만원 정도였는데, 여름이 되자 갑자기 1억5000만원 올랐다. 급기야 6억원에 체결된 매매 계약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되기도 했다.

A씨는 결국 매매를 하지 못하고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후 3건의 매매 등록이 잇달아 취소됐다. A씨는 “당시 구입하려던 아파트를 누군가 5억원 후반대에 샀고, 그 전에 체결된 6억원대 매매 계약은 모두 삭제됐다”며 “단지 커뮤니티에 문제 제기를 했더니, ‘집값 오르는 것을 배 아파하는 세입자’라며 강제로 탈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거래는 단순 실수인가 아니면 조직적·의도적 집값 띄우기인가. 이런 의문에 대한 문제 제기가 22일 국회서 제기됐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발표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85만5247건의 아파트 매매가 등록됐는데, 이 중 3만7956건(4.4%)이 취소됐다. 취소 건수 중 1만1932건(31.9%)은 당시 최고가 거래로 등록된 경우였다.

울산 울주군 A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3월3일에 16건의 매매가 등록됐다가 3주 뒤에 돌연 일괄 취소됐다. 당시 신고된 16건 중 11건이 신고가였다. 이런 식으로 울산에서는 취소된 거래의 52.5%가 당시 최고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도 취소된 아파트 거래의 절반 이상(50.7%)이 신고가였는데, 특히 광진·서초구(66.7%), 마포구(63.1%), 강남구(63.0%)에서는 60%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거래가 의도적인 집값 조작인지, 시스템상 입력 실수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매매 계약을 등록했다가 취소하는 식으로 시장 가격을 교란하는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텅 빈 매물 정보란 지난해 서울에서 매매 신고를 했다가 취소한 아파트 2채 중 1채는 역대 최고가격을 경신한 거래였다는 국회 주장이 제기된 22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중개소의 매물 정보란이 텅 비어 있다. 하상윤 기자
시장에선 부동산 등기가 이뤄지기 전에 계약만으로 실거래가를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악용해 시세를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비싼 거래가격을 등록해서 가격을 부풀린 뒤 허위 계약을 취소해버리면 최근의 거래만 남기 때문에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기도 쉽지 않다. 현행법은 주택 거래 계약 시점부터 30일 이내에 부동산 실거래가를 신고하도록 돼 있다. 30일이 지나지만 않았다면, 매매 등록을 특별한 절차 없이 해제할 수 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이에 대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며 “정밀 조사를 통해 의도적으로 허위 신고를 한 경우 수사의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 당일에 공인중개사 입회 하에 하는 시스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정부는 이달 1일부터 매매 등록을 취소하더라도 기록을 삭제하지 않고, 계약 해제 일자를 공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집값 띄우기 시도는 집주인과 중개업소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집주인은 비싸게 집을 팔아서 좋고, 중개업자는 고가의 매매계약이 체결되는 만큼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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