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단둥 방문 목적에 대해 북미 대화와 관련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중국 방문단이 군부 주요 인사들이 아닌 외교 간부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방중 목적이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지원한다는 중국의 표현)’만은 아닐 것으로 판단했다.
●국정원 “북미대화에 대한 의중 전달하러 중국 방문”
국정원은 이날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언론 브리핑에서 전했다.유 의원은 “김 위원장은 북미대화에 대한 본인 의중을 전달하러 갔다”며 “북미 대화 조건을 제시한 건지, 본인 생각을 정리해서 중재를 하는 것인지 국정원에서 확인할 순 없지만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게 (국정원) 설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전달한 의중이 어떤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앞서 김 위원장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25일) 76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랴오닝성 단둥을 전격 방문했다.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직접 시찰하려 했고, 북미 대화와 관련한 북한의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은 “수행 인원의 면모가 항미원조 기념이라는 방문 명분과 괴리된다”고 분석했다. 항미원조 부각이 목적이라면 대동했을 군부 주요 인사는 일절 포함되지 않았고, 최선희 외무상 등 외교 간부 위주로 방문단이 꾸려졌다는 것이다. 최근 김 위원장이 비외교적 정치 행사에도 최 외무상을 수시로 대동하는 점 등도 북미 회담을 놓고 고심하는 정황으로 봤다.국정원은 중국 측에서도 왕이 외교부장 등 외교라인이 주로 참석했고, 경제 담당 인사는 북중 양측 모두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고 파악했다. 유 의원은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만 보러 갔겠느냐”며 “경제 관료 없이 최 외무상과 왕이 부장이 밀착해 대화하는 모습은, 북미 대화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정원 판단”이라고 전했다.국정원은 중국 측 영접 인사가 전격 교체된 점도 주목했다. 당초 김 위원장을 영접하기로 했던 인사가 리창 총리에서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으로 바뀐 바 있다. 국정원은 왕 주석이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2018년 김 위원장의 첫 방중 때부터 두 정상의 가교 역할을 했고 7월에도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며, 중국 측이 ‘북한이 수용하기 적합한 인사’를 내세운 것으로 분석했다.왕후닝은 중국 권력서열 4위다. 윤 의원은 “현지 인원들도 행사 종료 시까지 리창 총리를 행사 주관자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