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고발됐다.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김경자 대통령정책실 사회수석비서관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병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박창근 국토안전관리원장,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 6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쏘는 과정에서 육 여사가 숨진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에 당시 박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서민위는 대통령실과 문체부,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들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은 영화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역사 왜곡뿐 아니라 국민 분열을 가져올 요소를 지닌 만큼 신중했어야 했다"며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적용 이유를 밝혔다.국토부와 산하 공공기관 수장들은 최근 불거진 '단체 관람' 논란으로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LH와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달 28일 경남 진주의 한 영화관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암살자(들)' 단체 관람 행사를 진행했다. 대관료는 두 기관의 퇴직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서민위는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영화를 공공기관이 단체 관람한 데다, 거래 관계인 퇴직연금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도 전날 이 같은 단체 관람 행사를 문제 삼아 미래에셋증권과 LH,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LH와 미래에셋증권은 정치적 목적과 무관한 통상적인 복지·마케팅 행사였다고 해명했다. LH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가입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복지·문화 서비스 차원의 행사"라며 "상영작 선정과 관람 진행은 공사 차원의 판단이나 정치적 목적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미래에셋증권도 연금 고객 대상 단체 영화 관람은 기존부터 진행해온 마케팅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고객 행사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관련 운영 기준을 다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