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하는 가정과 상가가 늘면서 에어컨 화재도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세종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6분쯤 세종시 조치원읍 한 아파트 에어컨 실내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입주민이 자체 진화해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고자는 119에 “배전함 전원을 올리는 순간 에어컨에서 불꽃이 일었다"고 말했다.같은 날 오전 4시 51분쯤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상가 건물 6층 벽걸이 에어컨에서 불이 났다. 스프링클러가 즉시 작동하면서 화재는 초기에 진화됐고 내부에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두 사고 모두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화재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밤에도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에어컨을 24시간 연속 가동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것도 화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실제 소방청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 화재는 모두 1,429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18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도 77억4,000여만 원에 달했다.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221건이던 에어컨 화재는 2021년 255건,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4년에는 387건으로 급증했다. 4년 만에 75% 증가한 셈이다.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압도적이었다. 에어컨 화재 10건 중 8건꼴(1,129건·79%)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2024년 화재 387건 가운데 302건이 전기적 요인이었다. 이어 부주의(32건), 기계적 요인(21건), 원인 미상(20건) 등이었다.소방당국은 장시간 사용으로 전선과 부품에 열이 축적되면 절연 성능이 떨어지거나 접촉 불량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소방청 관계자는 “실외기 주변에 먼지나 낙엽이 쌓여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도 과열에 따른 발화 위험이 커진다”며 “노후 멀티탭과 손상된 전선은 즉시 교체하고, 실외기 주변은 장애물을 치워 충분한 통풍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