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지난해 김상민 전 검사 총선 공천 시도에 함께 관여한 공범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특검은 또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두 사람의 공모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현직 검사이던 작년 1월 9일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국민의힘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이 선거구에선 현역이던 김영선 전 의원이 6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 전 검사가 공천을 따내려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검은 또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공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내외가 명씨와 김 전 의원 측에서 대선 여론조사 결과 68건(약 3억1800만원)을 무상으로 받은 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도왔다는 혐의(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를 특검은 조사 중이다. 한편 특검은 명씨가 같은 시기 국내 방산 업체들의 정부 예산 편성과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혹 사건도 검찰에서 넘겨받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 여사에게 각종 청탁을 한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전씨가 김 여사에게 통일교 사업 관련 청탁, 인사 청탁 등을 했는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특검은 내달 6일 김 여사에게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하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청탁금지법은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 그런 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여부를 밝히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은 이른바 ‘김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조연경 전 행정관을 지난 23일 조사했다. 25일엔 유경옥·정지원 전 행정관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때 김 여사가 착용한 명품 목걸이와 전용기에 탑승한 민간인 특혜 관련 의혹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