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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이 본 박준영 후보자…"이런 공무원도 한 명 있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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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료요청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백승철 기자 = "공무원 중에 저런 분이 한 분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배우자 등 가족 비위 논란으로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렇게 기억했다.

박 후보자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수산부 어촌양식국장이었다. 그의 역할은 정부 대표단을 대신해 실종자 수색 등 수습 과정을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정부와 희생자 가족들은 대치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가족들의 불신, 분노의 표출 역시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박 후보자가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례로 참사 이튿날인 4월17일 당시 해경은 생존자들의 생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박 후보자가 브리핑을 통해 침몰 여객선에 산소를 공급할 장비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기 때문이다. 일부 가족들은 항의의 표현으로 박 후보자를 밀치기도 했지만 박 후보자는 '욕받이' 역할을 자처했다고 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후에도 계속됐고 당시 상당수 공무원들이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는 걸 꺼려했다는 게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4·16 가족협의회 한 관계자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가족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고, 공무원들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았다"며 "실제 대우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느낀다. 대우라는 게 편의를 봐주는 게 아니라, 상황 공유도 안해주고 물어보면 피하기만 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경우 가족들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매일 진도 체육관을 찾아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상주하다시피했다. 유족들이 다른 공무원들과는 달리 박 후보자에 대해선 진정성을 인정하는 이유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8월 해수부 차관으로 임명된 직후에도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전남 목포에 거치된 세월호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간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해수부 장관 등 고위급 공무원들이 바뀔 때마다 기대감을 나타내는데, 기대 만큼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실망감이 컸다고 한다.

박 후보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이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장관이 되길 바란다' 솔직히 그런 말을 하긴 어렵다"며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도 아니고 2014년 이후 하신 일들은 내용을 잘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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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4월 17일 박준영 당시 해양수산부 어촌양식국장(앞쪽 5명 가운데 오른쪽 두번째)이 진도시민체육관에서 세월호 실종자 유가족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박 국장이 "침몰 여객선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장비들이 17일 오후 5시에 도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언하자 유가족들은 침몰 여객선에 갇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생존자들의 생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는 해경의 발표는 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2014.4.17/뉴스1

 


다만 공무원으로서의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모두 꺼리는 자리, 회피하는 일을 끈질기게 하셨다. 2014년 기억만 놓고 보면 '공무원 중에 저런 분 한 분 계서서 괜찮다' 그런 느낌은 받았다"며 "그러니 지금까지 박 후보자를 기억하는 가족들이 있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현재 야당인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에 대해 배우자의 고가 도자기 밀수 및 불법 판매 의혹이 실정법 위반 소지가 큰 만큼 공직자의 도덕성과 준법성에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문제삼고 있다.

일각에선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 못지않게 정무적 경험과 정책 성과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후보자의 경우 어촌뉴딜과 해운재건 등이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한 성과로 거론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로 각 세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한진 해운 파산 이후에 몰락했던 우리 해운 산업, 다시 재건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우리 해운 강국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지금 새롭게 해수부 장관이 맡아야 될 임무다.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그점에 있어서 최고의 능력가라고 판단하고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또 능력보다는 흠결 내기에 치우친 현재의 청문회 관행에 대해서도 '무안주기'식이라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11일 박 후보자를 비롯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14일까지 재송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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