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전자회로에서 양자역학의 터널링 현상을 실험으로 증명해 양자컴퓨터의 기반을 연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7일(현지 시각)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클라크 미국 UC버클리 교수, 미셸 드보레 예일대 교수, 존 마티니스 UC샌타바버라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이들은 초전도체로 만든 전자회로에 절연막을 끼운 ‘조셉슨 접합’ 구조를 이용해 전류가 흐르지 않는 상태에서도 회로 전체가 하나의 입자처럼 장벽을 통과하는 ‘양자 터널링’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원자나 전자처럼 미세한 입자 세계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양자역학의 법칙이 ‘손에 잡히는 크기’의 전자회로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결정적 증거로 평가받는다.

마티니스 교수는 이 회로를 발전시켜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를 구현했다.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큐비트는 오늘날 구글과 IBM이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의 핵심 기반 기술로 이어졌다.노벨위원회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기술의 토대인 양자역학을 미래 양자기술로 확장할 길을 열었다”며 “거시적 규모의 양자 상태가 실제로 구현되면서 양자컴퓨터·양자암호·양자센서 등 차세대 기술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5000만원)를 나눠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