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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다 골병 들었다” 어르신 웃음 되찾은 감동 선물

tidskfknara
LEVEL43
출석 : 110일
Exp.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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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씩은 길을 가다 마주쳤을 폐지 줍는 어르신. 우리는 그들의 고단함을 느끼면서도 애써 모른척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힘든 환경에 놓인 어르신들을 위해 특별한 수레를 제작한 사람이 있다.

허승무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인간공학 팀장은 지난 3월 중랑구와 함께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위해 운반구 ‘이어카’ 30대를 지급했다.

이어카는 기존 리어카보다 무게를 줄인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인 리어카 무게는 약 57㎏ 정도지만 이어카는 이보다 절반 이상 가벼운 26㎏이다. 크기도 리어카보다 작다. 리어카 폭이 1m20㎝인 것에 비해 이어카 폭은 80㎝로 줄였다.

허 팀장은 “기존 리어카에 폐지를 가득 싣게 되면 100㎏도 넘는다. 이를 70~80대 어르신이 끌고 다니다 보면 여러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며 “또 기존 리어카는 비가 오거나 하면 덧댄 나무가 젖어 더 무거워지는데 이어카는 빗물이 고이지 않게 메쉬 철망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기존 리어카보다 가볍고 작게 만들었다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이어카는 오랜 시간 많은 고민과 조사로 설계된 작품이다. 아이디어 시작부터 조사, 설계, 완성까지 꼬박 1년의 시간이 걸렸다. 

 

허 팀장은 “90년대 초 원진레이온 사건으로 설립된 녹색병원은 노동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이며 그 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노동자들의 직업병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평소 사회 취약계층에 관심이 많던 녹색병원 원장님이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폐지 줍는(자원재활용) 어르신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셔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허 팀장은 우선 폐지를 모으는 어르신들을 섭외해 그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그리고 어떤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지 자세히 조사했다.

허 팀장은 “기존에도 많은 단체나 기관에서 폐지수집 전용 운반구를 개발했지만 우리는 인간공학 관점에서 운반구를 개발하려고 노력했다”며 “우선 어르신들의 신장부터 눈높이, 팔꿈치 높이 등을 조사해 설계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운반구는 2개의 바퀴로 되어 손잡이를 계속 들고 이동해야 하는데 이것이 손과 팔에 가해지는 하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어카는 사용자 신체에 맞춰 손잡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폐지를 들어 운반구에 실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기 위해 운반구 높이도 낮췄다.

이렇게 제작된 이어카 30대는 중랑구 자원재활용 어르신 30명에게 지급됐다.

허 팀장은 “중랑구에서 파악한 자원재활용 어르신이 약 100명 정도인데 원래는 절반의 어르신께 지급해 드리려고 했다”며 “하지만 설계, 제작에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30개밖에 만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 이어카가 중랑구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연구소는 이어카의 설계도를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허 팀장은 “처음에는 특허를 낼까 고민도 했지만 우리가 돈을 벌고자 이어카를 만든 것이 아니기에 처음 취지대로 설계도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보다 많은 사람이 이어카를 만들어 폐지 줍는 어르신들께 보급이 된다면 보람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5월 말 실제 이어카를 사용하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실제 사용해 본 어르신들의 반응을 듣고 개선점을 반영해 설계도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허 팀장은 연구소에서 20년간 일하며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자 많은 일을 해왔다. 연구소가 한 일로는 마트계산원에게 의자 지급, 택배 상자에 구멍 뚫기 등이 있다.

연구소는 다음으로 환경미화원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일을 구상 중이다.

마지막으로 허 팀장은 “이어카 같은 운반구 개발도 필요하지만 어르신들이 바닥에 떨어진 폐지를 줍다 보면 하루 수백 번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해야 한다”며 “폐지를 내놓을 때 끈으로 묶어서 내놓는다면 어르신들의 수고가 훨씬 줄어들 거다.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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