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급등이 전 세계 스마트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올해 판매 중인 기존 스마트폰의 소매가격은 평균 15% 올랐다. 새로 출시된 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에 민감한 인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상 폭이 특히 컸다.
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기존 스마트폰의 소매가격은 평균 15% 상승했다. 일부 모델은 가격이 거의 두 배 올랐다.가격이 인상된 스마트폰 모델은 전체 기기 중 40%를 넘어섰다. 카운터포인트는 이 같은 현상이 업계에서 처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출시된 신제품 가격도 1년 전 모델보다 평균 25%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현재 판매 중인 4000여개 스마트폰 모델을 분석한 결과다.지역별로는 인도의 가격 상승률이 21%로 가장 높았다. 아시아·태평양이 19%, 중동·아프리카가 18%로 뒤를 이었다. 중남미도 16% 올랐다. 저가·중가 제품 판매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제조사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부품원가(BOM)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중남미에선 할인 프로모션 축소도 실질 구매가격을 끌어올렸다.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시장은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작았다. 중국은 10% 올랐고 유럽과 미국은 가각 7%, 5%씩 올랐다. 이들 시장에선 기존 제품보다 신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미국은 후불 요금제를 통해 단말기 비용을 월별로 나눠 내는 소비자가 많아 가격 인상의 즉각적인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디렉터는 "메모리가 스마트폰 BOM 비용의 핵심 동인이 되면서 업계 전반의 가격이 재설정되고 있고 제조사들이 비용 상승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도 제한되고 있다"며 "가격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평균 16~21%의 가격 인상이 기기 구매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제조사들은 사양을 낮추는 방식으로 원가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저장용량을 줄이고 카메라 구성을 축소하거나 일부 가격대에서 4세대 이동통신(4G) 모델을 다시 내놓는 방식이다.소비자도 구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교체 시기를 늦추거나 대규모 할인 행사에 맞춰 제품을 구매하고 중고·리퍼비시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동통신사·유통업체는 할부와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활용해 가격 상승 부담을 낮추고 있다.애플은 현재 아이폰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아이폰이 애플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이 작년 4분기 이후 4배로 뛰었고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만큼 가격 동결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앞으로 출시될 스마트폰 가격은 추가로 오를 전망이다. 칸 차우한 카운터포인트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신형 스마트폰 가격은 아이폰18 시리즈를 포함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부족과 높은 부품 비용이 단기간 지속되면서 제조사 마진에 추가적인 압박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제조사들이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고가 모델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가격에 민감한 시장의 경우 사양 조정, 저장용량 구성,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가격 인상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