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트렌드를 살펴보려면 ‘아이폰 에어(iPhone Air)’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폰 17 시리즈와 함께 발매된 이 제품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아이폰 17 시리즈가 아니다. 17을 붙이지 않고 ‘아이폰 에어’로만 불린다.
애플이 아이폰 에어를 출시한 것은 두껍고 무거워진 요즘 스마트폰 대신 초창기 스마트폰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다. 초창기 아이폰 감성인 후면 싱글 렌즈가 달렸다. 무게를 대폭 줄이고 얇게 만들 돼 디스플레이를 넉넉하게 하고 기능은 강화시킨 독특한 제품이다. 얇고 가볍다고 해서 기능도 가격도 가볍지 않다.기자는 지난해 이맘때 지금은 단종된 ‘아이폰 16 플러스’를 한 달간 리뷰한 적 있었다. 소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폰을 굳이 리뷰했던 것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제품을 알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려는 의도였다.아이폰 에어 역시 단종될 수 있다. 판매 비중이 아이폰 가운데에서 2, 3%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 때문이다. 애플코리아로부터 아이폰 에어 클라우드 화이트 색상, 아이폰 에어 흰색 전용 맥세이프 배터리, 전용 케이스 세 개를 대여해 약 3주간 실사용했다.● eSIM 혁명 시작될까아이폰 에어는 유심(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이동통신의 개인식별 모듈) 대신 eSIM을 전용으로 사용한다. 유심이 차지하는 공간도 줄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사실상 세계에서 처음으로 eSIM 전용폰을 출시함으로써 애플은 향후 유심 대신 eSIM 시대를 준비하려는 듯하다. eSIM이란 소프트웨어를 폰에 설치해 개인을 식별한다. 해커가 개인 정보를 탈취하려면 유심 내 저장된 정보와 통신사 서버의 주요 개인 정보를 빼내어 일치시켜야 하는데 유심은 우선 그 타깃이다. 유심을 한국에서 많이 채택하는 이유는 업계 이해관계 때문이다. 앞으로 애플은 아이폰 에어 판매 현황, eSIM 전용폰 사용 패턴을 보고 향후 모든 아이폰에 eSIM만 탑재하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기자는 아이폰 에어를 리뷰하면서 기존 사용하던 폰(유심 탑재)을 그대로 두고 eSIM을 발급받고 새 번호를 개통했다. 기존 폰에는 주요 앱을 지우고 금융 앱, 문자 메시지 서비스 정도만 사용했다. eSIM이 들어 있는 새 폰(아이폰 에어)에는 넷플릭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카카오톡, 유튜브, 스마트워치, 신문앱, 제미나이, 챗GPT, 각종 메일앱을 내려받아 사용했다. 항구에 비유하자면 기존폰은 부산항 북항, 새 eSIM폰은 부산항 신항이 적절할 것이다.eSIM을 사용하려면 기존 통신사에 전화를 걸어 eSIM 요금제 가입을 안내받아 사용하면 가능하다. 편의점에서 유심을 구입해 자급제폰으로 통신 개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비교적 쉽게 가입할 수 있다.애플은 처음으로 USB-A 타입 포트를 없애 마우스 연결도 블루투스로 하도록 유도했는데 eSIM 전용 폰 도입도 이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eSIM이 도입되면 SK텔레콤 해킹 사건 이후 전 국민의 절반 가량이 유심을 교체하려 오프라인 매장을 들락거렸던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심은 다른 폰에 바꿔 끼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eSIM은 그렇지 않다. eSIM은 그런 면에서 편리하지만 보안성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