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이른바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 현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이 먼저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나선 데 이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내년 신제품 가격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폭증으로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가 부담 증가는 전자기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17일 “올해 4분기 D램 계약 가격이 75% 이상 급등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2026년 스마트폰 제조원가는 올해 대비 5~7% 이상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트북 제조원가도 올해보다 10~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제품 소비자 가격은 10% 안팎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미 일부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이 시작됐다. 인도 IT 매체 디짓·타임스나우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오포·비보 등 주요 제조사들은 이달 초부터 갤럭시A17·F31·T4x 등 보급형 모델 가격을 최대 2000루피(약 3만원) 인상했다. 이는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대(20만~30만원)를 고려하면 10% 안팎의 인상률이다. 현지 매체는 “다음 세대 제품은 부품 부족과 제조비 상승으로 최대 6000루피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플래그십 스마트폰 ‘레드미 K90 프로 맥스’를 전작보다 300위안(약 6만원) 높은 3999위안(약 80만원)에 출시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부품 단가 상승 압박이 심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스마트폰 원가 구조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모바일 D램(LPDDR5) 가격은 전년 평균 대비 약 15% 올랐다. 앱 프로세서(AP)는 9.0%, 카메라 모듈은 11.3% 상승했다. 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범용 메모리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 배경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역시 압박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삼성은 갤럭시 S23 이후 3년간 출고가를 동결해 왔지만 부품값 상승과 환율 부담으로 인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아이폰용 칩을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 TSMC가 애플에 공급가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가 강한 인상 국면에 진입해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 압력을 만들 것”이라며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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