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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태블릿' 관세 발표 임박···삼성·LG ‘긴장’ 고조
작성일 : 2025-08-12 17:46:36조회 : 28점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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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유은주 기자] 미국 정부가 반도체 100% 관세 예고에 이어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 IT 파생제품에 대한 고율 품목별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국내 전자업계 전반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완제품 생산 거점이 미국에 없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격 경쟁력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 이들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협력사까지 여파가 우려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IC)와 반도체에 약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거나 건설 중인 기업은 예외로 하겠다”고 덧붙이며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어 8일에는 “다음 주쯤 추가 품목별 관세를 발표하겠다”며 구체적인 품목과 세율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업계는 이번 주 중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텍사스주와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 중으로 반도체 원품목에서는 관세 면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스마트폰·노트북·모니터·서버 등 반도체가 핵심 부품으로 들어간 완제품, 이른바 ‘파생 제품’이다. 해당 품목에 별도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는 완제품 제조사들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특히 전체 영업이익의 약 70%가 모바일 사업에서 나오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에 따른 미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지만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일부 IT 제품을 생산·수출하고 있어 영향권에 들었다. 가격 경쟁력 약화는 곧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수익성 타격도 예상된다.
완제품 가격 상승은 곧 부품 공급사로 압박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일 ‘K-디스플레이 2025’ 행사에서 “세트(완제품) 업체 가격이 오르면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 단가 인하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직접적인 관세 부과 대상은 세트업체이지만, 판매 부진에 따른 원가 절감 요구가 부품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부품사들의 우려는 특히 크다. LG이노텍은 전체 매출의 70%가 애플향으로, 애플의 미국 내 공급망 재편 속도에 따라 직·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은 최근 6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부품 조달을 미국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부품사들의 공급 기회를 줄이고 가격 협상력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완제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시장성이 악화되며 부품 발주가 축소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완제품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시장부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스마트폰·태블릿 구매자 상당수는 통신사 보조금이나 할부 판매 조건에 따라 구매 결정을 내리는데, 관세 전가로 인한 단말 가격 상승은 할부 부담을 높여 교체 주기를 늦출 수 있다.
이 경우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중저가 라인업은 직격탄을 맞고, 판매량 감소는 곧바로 부품 발주량 축소와 원가 절감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하청 구조에 의존하는 국내 중소 부품사는 대기업의 발주 과감한 감축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외 가능성도 거론한다. 미국은 지난 4월 스마트폰·SSD·평판디스플레이모듈 등을 상호관세 면제 품목에 포함시킨 바 있다. 또 한국의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등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만큼, 과도한 관세 부과는 미국 내 IT·클라우드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아이폰 가격이나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미국이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 속에 반도체 공급망 ‘미국 내재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어, 이번 품목별 관세 정책이 단순 세율 조정에 그치지 않고 완제품 조립까지 미국 이전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LG 등 세트업체뿐 아니라 국내외 부품사 전반의 생산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정부도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관련 파생제품의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품목별 관세 발표 이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도 미국 측과의 소통 채널을 가동해 국내 기업 불이익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주 중 반도체 및 관련 제품의 관세율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국내 반도체 수출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출처 : 현대경제신문(http://www.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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