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지나친 사진에 마음이 끌려 뒤돌아볼 때가 있다. 습관처럼 에스엔에스(SNS) 페이지 속 사진들을 넘기다가 이름 모를 작품 위에서 손가락이 멈추기도 한다. 프레임 속 형체를 채 인지하기도 전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색이 그 이유일 수 있다. 컬러필름 발명 이래로, 아니, 흑백사진 시절부터 색 표현은 줄곧 사진의 핵심 요소였다. 하지만 요즘처럼 주목받았던 때는 없었다.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고 편집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시대에 색은 최대 화두가 되었다. 매력적인 색감의 사진을 촬영·편집하는 강좌가 인기를 끄는가 하면, 특정 작가와 감독의 고유한 색 표현이 하나의 장르로 유행하기도 한다. 기술 부족으로 정확한 색을 표현하지 못했던 구형 디지털카메라, 캠코더가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범람하는 사진들 속에서 내 사진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은 색에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색을 다루는 다양한 수단들이 탑재돼 있다. 터치 한번으로 풍경과 공간의 분위기가 바뀌는 편리한 기능부터 전문가급 수동 조작까지. 잘만 활용하면 나만의 색을 만들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카메라 앱에 내장된 필터 효과는 가장 쉽고 빠른 색 조절 방법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애플 아이폰의 촬영 화면에 표시된 아이콘을 터치해 실행할 수 있다. 화면 하단에 작은 이미지로 표시되는 각각의 필터 효과를 선택하면 해당하는 색 설정이 즉시 적용된다. 후보정 과정 없이 터치 한번으로 사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는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촬영 후 이미지 편집기에서 동일한 필터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 오히려 필터 효과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나만의 색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큰 단점이다.

단순히 10여개에 불과한 필터가 부족하다면 다수의 필터를 탑재한 전용 앱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 섬세한 색 조절이 필요하다면 스마트폰 카메라의 수동 촬영 기능을 이용해보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 모드가 이에 해당한다. 셔터속도, 아이에스오(ISO) 감도 등 전문가용 카메라에 준하는 촬영 설정 중 화이트밸런스(WB)를 선택해 사진의 색을 바꿀 수 있다. 켈빈(K·색온도) 값으로 표기된 숫자가 낮을수록 파란색이 강조되면서 차가운 인상을 준다. 반대로 숫자가 높아지면 노란색이 도드라지며 사진에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하늘과 바다가 있는 풍경에서는 켈빈 값을 낮춰 청량함을 더하고, 붉은 저녁놀은 높은 값을 선택해 화려함을 한껏 부각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 아이폰은 수동 촬영을 지원하는 카메라 앱을 설치해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