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선관위 직원의 변호인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검사가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소리를 지르며 압박하는 등 사실관계를 미리 정해놓고 진술을 유도하는 ‘짜맞추기식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소속 40대 남성 A 씨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도담의 박현정 변호사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그날의 조사가 어떠했는지 제대로 밝히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달 20일 진행된 A 씨의 피의자 조사에 직접 입회했다.박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A 씨가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하자 담당 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반적인 걸 말하라는데 모른다는 거냐”고 소리쳤다. 이에 박 변호사가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압박하는 것은 강요”라고 항의했지만 검사는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검사가 자신의 판단을 사실로 전제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요구했다”며 ‘짜맞추기식 수사’라고 비판했다.조사 종료 시간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A 씨가 장시간 조사에 어려움을 호소해 오후 6시 30분께 조사를 마쳐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사팀은 “오후 9시부터는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그전까지는 조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피의자 보호 규정을 오히려 압박 논리로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신문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수사 보조자인 사법경찰리 신분의 경장급 수사관이 하루 종일 신문을 주도했고 검사는 옆에서, 특별수사관은 뒤에서 질문했다고 주장했다. 또 “‘제9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이라는 특검의 목적과 관련성이 의문스러운 조사 내용이 적지 않다”며 ‘먼지떨기식 수사’라고 비판했다.앞서 A 씨는 입찰 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이달 20일 특검 조사를 받은 뒤 다음 날인 21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검팀은 선거 용품 용역 계약 전반으로 입찰 비리 의혹 수사를 확대해왔다.특검팀은 강압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앞서 “조사 시작부터 귀가할 때까지 변호인이 참여했고 야간 조사를 원하지 않아 오후 8시 55분께 조사를 종료했다”며 “강압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조사 방식이나 조서 내용에 대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