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친딸을 둔기로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친부에게 징역 22년이 확정됐다. 범행 후 자수하고 잘못을 인정했더라도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을 고려하면 형을 감경하지 않은 판단이 정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A씨는 지난해 10월 19일 경기 안산시 자택에서 당시 14세였던 딸 B양을 주먹과 발로 폭행한 데 이어 둔기로 머리를 수십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조사 결과 A씨는 경제적 사정 등으로 딸과 약 10년간 떨어져 지내다가 2022년부터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B양이 부모의 만류에도 3살 동생을 안으려 했다는 이유 등으로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7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했다. 범행 직후 자수한 데다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범행이 다소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당시 선고 형량은 아동학대살해죄의 양형기준상 권고형인 징역 20~30년보다 낮았다.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인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형량을 징역 22년으로 높였다.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머리를 감싸며 자신을 보호하려 했는데도 A씨가 쇠망치 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뒤통수를 25차례 이상 내리친 점을 지적하며 범행 수법이 극히 잔혹하다고 판단했다.또 A씨가 스스로 범행을 신고한 사실에 대해서도 이미 피해자가 사망한 뒤 이뤄진 자수인 만큼 피해 회복이나 결과 방지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며 감경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범행의 우발성을 참작한 1심 판단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잔혹한 범행의 중대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특히 재판부는 자녀를 훈계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화와 설득 등 적절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며 이를 형량을 낮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대법원은 자수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하므로 원심이 자수를 이유로 형량을 낮추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이어 A씨가 주장한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징역 22년의 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