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를 둘러싸고, 사고 이전부터 반복된 화재와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경영진의 조직 운영 방식과 안전 관리 부실이 맞물리며 위험이 누적됐다는 지적이다. 이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3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손주환 대표가 직원들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 손 대표는 "이XX들이 정신나간 짓거리를 하고 말야", "나가버려 이XX들아", "뭐하러 회사 출근하냐" 등 거친 언사를 반복하며 직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지시 과정에서 강압적인 발언이 일상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직원들의 전언이다.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은 사내 분위기가 극도로 경직돼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직원은 "사무실에서 매일 대표의 역정을 들어야 했다"며 모욕적인 발언이 비일비재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직원은 특정인을 겨냥한 인격 모독성 발언도 있었다고 증언했다.이 같은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팀장급 직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났고, 일부 직원은 사실상 퇴사를 염두에 두고 휴직을 선택할 만큼 내부 피로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문제는 이러한 조직 문화가 안전 관리 부실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내부 증언에 따르면 공장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가 반복됐고, 입사 이후 수십 차례 화재를 겪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화재 경보가 울려도 전문 대응 인력이 아닌 일반 직원들이 현장을 확인하는 방식이 이어졌다는 것이다.설비 관리 역시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사고와 관련된 집진 설비는 15년 이상 된 노후 장비였지만, 정기적인 점검과 청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노동조합이 유증기 관리와 시설 개선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현장에서는 이미 위험 신호가 누적돼 있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직원은 안전 문제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이 부족했고, 대표 승인 없이는 업무 진행이 어려운 구조 속에서 안전 관련 건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언젠가는 터질 사고가 터진 것"이라는 분위기가 내부에 있었다고 말했다.한편 손 대표는 사고 이후 대전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이날 불법 준공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대해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과 노동당국의 합동 압수수색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