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PC 반도체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악시오스는 30일(현지 시각) 엔비디아가 6월 초 PC용 시스템온칩(SoC·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반도체)을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노트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PC 제조사인 델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만 IT 박람회 ‘컴퓨텍스’와 자체 개발자 행사에서 엔비디아 칩을 탑재한 첫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MS는 29일 X(옛 트위터)에 “PC의 새로운 시대(A new era of PC)”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신제품 공개를 암시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AI 컴퓨팅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GPU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장악했다. 여기에 중앙처리장치(CPU)와 PC 시장 공략까지 나선 것이다. GPU와 소프트웨어, CPU와 PC용 칩에 이르는 AI 컴퓨팅 전반을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여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공개할 PC용 칩은 ‘N1X(가칭)’다. 자체 개발한 CPU와 블랙웰(최신 AI용 GPU)을 하나의 칩으로 묶은 ‘시스템온칩’ 형태다. 엔비디아가 PC 시장 공략까지 나선 것은 기기 내부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수요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대부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실행됐다. 하지만 문서 작성, 이메일 정리 등 여러 작업을 대신해주는 AI 에이전트(비서)가 대중화하면서 빠른 응답 속도와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을 위해 기기 내부에서 연산을 처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AI 수요 변화에 맞춰 자신들이 구축해온 AI 컴퓨팅 생태계를 개인용 기기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강점인 GPU와 쿠다(CUDA) 등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PC 안으로 끌어와 온디바이스 AI 시장까지 겨냥하는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주력 사업인 서버 GPU 외에도 자체 개발한 CPU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 CPU는 블랙웰에 붙는 ‘그레이스’, 루빈(차세대 AI용 GPU)에 붙는 ‘베라’처럼 GPU 보조 역할이 강했다. 하지만 AI를 훈련시키는 ‘학습’ 단계에서 AI가 실제 구동되는 ‘추론’ 단계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연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CPU 중요성도 커졌다. 이에 맞춰 엔비디아는 지난 2월 메타와 그레이스 CPU를 독립형 서버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앞으로 CPU 시장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엔비디아는 CPU 시장 규모가 2000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하고, 올해 베라 CPU로 200억달러 매출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베라 CPU는 초기 성능 평가(벤치마크)에서 CPU 시장을 양분한 인텔·AMD보다 좋은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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