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다음의 차세대 국가 전략기술로 ‘양자’를 지목하고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첫 양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8년까지 완전한 국산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2035년에는 세계 1위의 ‘퀀텀칩’(양자칩) 제조국으로 등극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양자 종합계획 및 양자 클러스터 기본계획을 선포하고 양자기술협의체 출범식을 진행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 양자 기술의 첫 중장기 이정표이자 대한민국이 양자 선도국가로 가는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양자 분야를 뒤늦게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단단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을 갖고 있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양자 기술은 0과 1의 이진법적 계산을 넘어 동시에 여러 상태가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양자역학의 성질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0 또는 1로 처리하는 ‘비트’ 단위를 사용하지만 양자컴퓨터의 최소 단위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이 같은 ‘중첩’ 원리에 따라 큐비트가 커질수록 양자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슈퍼컴퓨터로는 10의 25승년이 걸리는 연산을 양자컴퓨터는 5분 만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주요국들은 이미 한발 앞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최근 10년간 출원된 양자컴퓨팅 특허 9162건 중 45.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24.9%) 유럽(12.3%) 일본(7.2%) 캐나다(3.0%) 한국(2.7%) 순이다. 미국은 IBM·구글 등 양자 분야 선두주자를 앞세워 100큐비트 이상의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다수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 1000큐비트 양자컴퓨팅 기술도 선보였다. 향후 수십, 수백만 큐비트로 연산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한국은 뒤늦게 자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2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클라우드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심주섭 과기정통부 양자혁신기술개발과장은 “우리나라에서 양자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 것은 2019년도였지만 2023년까지는 예산 투입액이 매우 부족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양자 기업 및 관련 인력 수도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미 시장이 발전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야는 발 빠르게 추격하고 새로운 유스 케이스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구체적으로 2035년 세계 1위 퀀텀칩 제조국 등극 및 양자 인력 1만명 양성, 양자 인프라 활용 기업 2000개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는 2028년까지 완전 국산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원천기술 생태계 전반을 자립화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는 양자컴퓨팅을 이용한 퀀텀 AI산업 활용 사례를 100건 창출하려 한다. 양자통신 분야에서는 전국 단위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해 국방·금융 등 높은 보안 수준이 요구되는 영역부터 실증을 진행한다. 양자센서 분야는 바이오·자기장 센서 등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과제를 선발해 시제품 제작부터 상용화까지 지원한다.이와 함께 지역별 양자 연구거점 마련을 위해 최대 5대 분야(양자컴퓨팅·통신·센서·소부장·알고리즘) 양자 클러스터도 지정한다. 반도체·바이오·모빌리티 등 지역 주력 산업과 양자 기술을 결합해 지역 중심의 양자 전환(QX)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또 산업계와 학계가 자유롭게 양자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미국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연동한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연구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심 과장은 “기존에는 양자컴퓨터 인프라를 1시간 이용하는 데 7000만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전했다.이날 양자 분야 산업 시장 창출을 위한 양자기술협의체도 출범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국민은행 신한은행 한화 LIG 등 분야별 대표 기업이 협의체에 참여한다.[출처] - 국민일보[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9677943&code=11151400&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