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정보입력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
닫기

로그인폼

커뮤니티COMMUNITY

커뮤니티 > 정치/사회

낯 뜨거운 ‘직권남용 정치보복’ 시비 끊어내자[월요기고/윤희숙]

lsmin0420
LEVEL99
출석 : 300일
Exp. 98%
[등록된 소개글이 없습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하 기관장을 쫓아내려 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새 정부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기가 보장된 권익위원장에게 물러나라고 압박한 이를 검찰이 수사하지 않는 것은 수사의 일관성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니 결국 정치보복이라는 것이다. 정치보복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한참 동안 논쟁이 되겠지만, 정쟁을 떠나 보다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기관장 자리가 국민을 위한 자리인가, 정권을 위한 자리인가? 정권을 위한 자리라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싹 물갈이해도 그만이지만, 국민을 위한 자리라면 애초에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이에게 자리를 맡기고 권력 눈치를 보지 않도록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아마 이 질문을 받은 일반 국민이라면 백의 백 ‘국민을 위한 자리’라 대답할 것이다. 실세 권력들의 개인 주머니에서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 세금으로 유지되는 자리이니 당연하다. 정무직과 달리 애초에 기관장의 임기를 관련법에 박아놓은 것 자체가 그런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지키지도 않을 임기를 법에 박아서는 안 되니 말이다.

그런데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도,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일관성이 없고, 법 규정과 실제 운영은 표리부동하다. 요즘 다수 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인사들이 임기에 기대 자리를 지키는 것에 대해 힐난조다. 방송통신위원장, 권익위원장처럼 권력 유지를 위해 중요한 도구라 인식되는 자리, 정부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국책연구원장, 탈원전이나 4대강 사업처럼 정권의 브랜드 사업을 앞서 집행하는 공기업 사장 중 상당수가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며 질책하는 언론이 한둘이 아니며, 그런 기사가 딱히 지탄받지도 않는다. ‘공공기관장은 새 정권이 나눠 갖는 자리’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정권 초기 대선캠프 인사들의 자리를 챙겨줘야 한다는 말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러려고 절 도우셨어요?’라고 면박 줬다는 일화는 ‘공사 구분’이 아니라 ‘정치현실을 무시한 비현실적 감각’이라는 냉소적 맥락에서 회자됐을 정도다. 물론 코드인사로 자리를 차지한 이들의 질이 너무 낮으니 때 되면 물러나야 한다는 인식도 일리가 있지만, 당선에 도움 받았다는 사적인 지분을 공적인 자리로 보답하는 후진적 관행을 우리 사회가 당연시한다는 것이 본질이다.

그런데 법 규정은 공모 절차로 뽑는 능력 인사를 명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권력실세가 내리꽂으니, 모든 과정이 비밀이 돼 어떤 견제도 안 받는다. 아예 일부 관직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취급하는 엽관제를 채택한 미국도 그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투명성을 내장하는 데 비해 우리는 아예 낙하산인 걸 숨기고 부정할 수 있으니, 정말 마음 편하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은 낙하산 인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실 권력실세와의 친분 말고는 내세울 게 없는 이들이 혈세로 운영되는 350여 개의 공공기관 책임자로 입성해 임기 내내 용비어천가를 부르며 정권 나팔수 역할을 하다가 정권이 바뀌면 알박기에 돌입해 버티는 것은 너무 큰 국가적 낭비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사퇴 압력을 받는 것이 지난 수십 년간의 공공연한 관행인데도 정권 교체기마다 새삼 직권남용이네 정치보복이네 시비가 되풀이되는 것 역시 낯 뜨겁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은 현실과 이상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차피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논공행상의 근절은 한동안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잿밥’을 바라지 않고 대통령 후보의 능력과 철학에 매료돼 선거 캠프에 참여하는 이는 드물다. 공적인 마음자세가 갖춰져 있지 않은 이들이 대선 캠프에 부나방처럼 몰려들고, 그런 잿밥나방 내지 홍위병들을 다음 선거와 순조로운 정국운영을 위한 필수 자산으로 여겨 자리로 보상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부적절 인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견제도 미미해, 공직자에게 공적인 헌신을 요구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빠른 시일 내에 바뀔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공적 헌신을 전제로 제도를 설계해봤자 법 규정의 사문화와 ‘무견제 측근인사’밖에 안 나온다는 것이다.


일단 이 점을 인정하면 차라리 낙하산의 품질을 개선해 ‘정권을 위한 자리’와 ‘국민을 위한 자리’ 간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논공행상이라도 최소한의 눈치는 보도록, 최대한 성의 있게 하도록 견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선 추천의 책임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추천위원회 등 모양만 그럴싸할 뿐 사실상 책임소재를 뭉개는 공모절차 규정을 대폭 개정해 추천 경로를 ‘담당부처 장관’으로 명시하자.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실 실세가 사람을 꽂더라도 자기 대신 장관이 공식적인 책임을 진다면 아무나 꽂는 것을 자제하고 의논할 수밖에 없다.

기관장 임기도 대통령 임기에 연동시켜 권력 교체기마다 민망스러운 내로남불 직권남용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 무엇보다 아무나 운영하면서 말아먹어도 되는 기관이라면 굳이 국민 혈세로 이렇게나 많이 유지할 이유가 없다. 불요불급한 공공기관을 없애고 합쳐 논공행상 잔치 규모를 줄이는 것이 공공부문 개혁의 시작이다. 악순환은 이용해먹기보다 끊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윤희숙 전 국회의원 

해당 게시물에 음란물(아동 포함), 도박,광고가 있거나 바이러스, 사기파일이 첨부된 경우에 하단의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단, 정상적인 게시물을 신고할 시 사이트 이용에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닉네임
14-03-02
답글 0
추천공감 0
감추기
보이기
삭제
신고
댓글을 불러오는데 오류가 발생하였습니다.
댓글입력 ┗답글
┗답글닉네임
14-03-02
감추기
보이기
삭제
신고
댓글을 불러오는데 오류가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게시물에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입력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
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점수 조회
정치 게시물 허용 안내LuckyMan10-2887349
대전 백화점서 점포 직원이 다른 직원에 칼부림…"전 연인관계" 주장ㅇㅅㅎ0401:2209
"노동자 악마화에 경고"…삼성 노조, 산업부 장관에 항의 서한ㅇㅅㅎ0401:2108
“피해 남성 3명 더 있었다”…‘모텔 연쇄살인’ 추가 기소된 김소영ㅇㅅㅎ0401:2109
우상호, 매머드급 특보단 위촉…김진태, 대규모 선대위 출범yang12004-29028
민주당·조국혁신당 선 그었지만... '평택을 단일화' 끝까지 모른다yang12004-29031
"기초의회 선거구 쪼개기 바로잡는 입법조치 검토"…정개특위 민주당 의원..yang12004-29030
종합특검, 오는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첫 소환 통보ㅇㅅㅎ0404-28038
“기안84도 당했다” ‘월 400억씩’ 고혈 빨아간 ‘뉴토끼’...문체부 ‘즉..ㅇㅅㅎ0404-28049
아동성착취물 범죄 225명 검거…10대 비중 절반 넘어ㅇㅅㅎ0404-28045
대전TP '지역기업 성장사다리 지원사업' 추진treeworld04-26045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오월드 재창조 사업 시대에 맞지 않아"treeworld04-26049
대전 이사동 주택서 불…일가족 3명 화상 병원 이송treeworld04-26045
주요 통화스와프 체결 vmffotl148804-26044
셧다운 vmffotl148804-26045
한일 통화 스와프 vmffotl148804-26049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물가 불안에 미국 소비자 심리 1978년 이후 최저treeworld04-25046
올해 독일 GDP 전망치 반토막 났다…중동 전쟁 여파treeworld04-25049
전쟁 여파 유가 급등 … 항공업계 `흔들'treeworld04-25049
N번방 이어 ‘박제방’… 신상 유포 후 “벗으면 지워줄게”ㅇㅅㅎ0404-24051
“살기가 느껴졌다” 모친 살해한 20대 아들, 징역 19년ㅇㅅㅎ0404-24054
"손가락 베었어요" 119 신고, 출동해보니…60대 숨진 채 발견ㅇㅅㅎ0404-24055
李대통령 “지구 수호, 국경 없다”… 싱가포르 총리와 ‘기후 동맹’ 과�..yang12004-22057
대통령경호처, 베트남 공안부 '맞손'…"국가원수 방문시 경호 강화"yang12004-22049
베트남 동포 간담회 참석한 李 “김상식 감독 선전 자랑스럽다”yang12004-22051
광장시장 또 바가지 논란…"외국인한텐 물 2천원"ㅇㅅㅎ0404-21066
게시판 검색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