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병헌전문기자]명예를 중요시하는 골프에서 최고의 영광은 R&A(Royal & Ancient Golf Club of St.Andrews) 회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 선수에게는 R&A 일반회원이 될 수 없다. 명예회원이 될 수 있을 뿐이다. 1754년 만들어진 R&A는 흔히 영국 왕립골프협회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정확한 번역은 아니다.
R&A는 전 세계 골프기구의 상징이다. R&A는 골프 룰을 관장하고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과 위민스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을 매년 개최하며, 골프 성지인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를 홈코스로 쓰는 골프의 대명사다. 회원이나 명예회원간에 차별은 없다. 그러나 R&A회원에게는 큰 특전은 없고, 오로지 명예만 있을 뿐이다. R&A 회원은 전 세계 모든 골퍼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여성에게는 문호가 개방되지 않아 영국 여왕도 회원이 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여성도 입회할 수 있다. R&A는 27일 디 오픈을 두번 우승한 어니 엘스(남아공),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카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 등 4명의 프로 선수를 명예회원으로 위촉,발표했다. R&A는 이들이 골프와 인류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판단, 심사숙고 끝에 명예회원 자격을 부여했다. 이들은 모두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출전할 수 있는 오픈대회의 대명사인 ‘디 오픈’과 ‘위민스 오픈’을 제패한 챔피언 출신들이다. 그리고 오랜동안 투어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사생활이 깨끗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활발한 자선활동으로 남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함을 회원의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닉 프라이스와 어니 엘스는 1990년대 중반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고, 골프계에서는 덕망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R&A는 회원의 숫자를 밝히지 않아 베일에 쌓여 있다. 한국에서 R&A회원은 역대 통틀어 단 두명이다. 1973년 대한골프협회장과 1983년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에 선임된 고 허정구 회장과 그의 아들인 허광수 현 대한골프협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