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아이가 우리 사회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계속 힘을 보태겠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2)가 23일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이하 자폐) 아동·청소년을 위한 전문 치료센터 설립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을 포함한 연세의료원을 통틀어 연예인이 기부한 역대 최고액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제중관 1층에서 기부자 민씨의 이름을 딴 ‘민윤기 치료센터’(가칭)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9월 완공되면 자폐를 비롯한 소아청소년 정신 질환을 위한 종합 치료·연구 공간으로 운영된다.

이번 기부에는 민씨의 개인적인 고민과 경험이 담겨있다. 그는 활동명 ‘AGUST D’로 발매한 솔로곡 ‘마지막(The Last)’과 ‘AMYGDALA(편도체)’ 등을 통해 10대 후반부터 겪어온 우울감, 강박 증세, 상실감 등을 고백해왔다. 음악으로 스스로를 치유해온 과정을 솔직한 가사로 담아 팬들과 공유해왔다. 이 같은 경험이 아동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 발달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도 기부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소속사 관계자는 “(민씨가) 군 복무 중이던 작년부터 어린이 정신 건강과 관련된 기부로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왔다”고 했다. 그러다 작년 11월 소아 정신 의학 전문인 세브란스병원 천근아 교수를 만나보라는 이야기를 들은 뒤 민씨가 먼저 천 교수에게 연락했다. “자폐 환자는 단기적인 치료가 아니라 나이대에 맞는 장기적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는 천 교수 말에 전문 치료 센터 건립을 위한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