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의 CEO’ 종합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총 3개 부문(경제 발전 기여, 혁신 경영, 사회적 책임) 중 2개 부문(경제 발전 기여, 사회적 책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선 SK하이닉스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다시 가져왔다. 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도 수주를 늘렸다. 성과 측면에서 단연 돋보였다는 평가다. 덕분에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40조원 안팎이다. 내년 전망은 더 좋다. 일부 증권사에선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가능성까지 제시된다. 올해 초 사장단 만찬에서 ‘사즉생(죽고자 하면 산다)’을 강조한 그의 비전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의 ‘뉴 삼성’ 리더십을 조명한다.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위기 국면이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의심했다. HBM 핵심 고객인 엔비디아향 HBM3E 품질 검증 승인이 늦어지면서다. 자연스레 HBM 주도권은 SK하이닉스로 넘어갔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등 주문형반도체(ASIC) 진영 존재감 확대로 새로운 공급처가 생기며 기회를 잡았다. 엔비디아 HBM4 공급도 가시권이다. 이를 계기로 메모리 반도체 리더 자리를 되찾는 모양새다.
고객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AMD HBM3E 공급망에 진입했다. AMD의 주력 인공지능(AI) 가속기인 MI350에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공급 중이다. 차세대 MI450에 탑재할 6세대 HBM4 납품전 역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SIC 진영의 ‘설계자’로 불리는 브로드컴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의 구글향 HBM 물량의 60% 이상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당초 해외 주요 투자은행과 시장조사 업체에서는 구글의 TPU에 SK하이닉스 HBM3E 12단이 독점 공급되거나 주력 공급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HBM 부문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판도가 뒤집히고 있다.
이뿐 아니다. 어려움을 겪던 엔비디아 공급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 최종 샘플을 유상으로 납품하며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유상 샘플 공급은 제품 성능이 고객사 요구 수준에 근접할 때 이뤄진다. 정식 계약 직전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특히 삼성전자 HBM4는 업계 최초로 10나노(㎚·10억분의 1m) 6세대(1c) D램 공정이 적용된 만큼 눈길을 끈다. 5세대(1b) D램 기반으로 HBM4를 양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삼성전자는 1b를 건너뛴 1c D램 기반 HBM4를 내세웠다.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 순으로 개발된다. 6세대인 1c 공정은 선폭이 좁아 공정 난도가 높은 대신 용량과 성능 향상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SIC 업체들의 HBM3E 주문 급증으로 HBM3E 가격도 20~30%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HBM4 출하 증가까지 더해져 탄력적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00조원 진입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재계는 1등 DNA 부활 배경으로 이 회장의 ‘직접 뛰는 리더십’을 꼽는다. 이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당시 ‘깐부 회동’뿐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을 찾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AI 기업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파운드리사업부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연이은 빅테크 수주 확보로 반등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파운드리 단일 계약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할 방침이다.
일찌감치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속도를 냈다는 점도 긍정적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며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파운드리 수주 가능성까지 점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사업부는 AMD가 설계한 반도체를 자사 2㎚ 2세대(SF2P) 공정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AMD가 의뢰한 제품은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칩으로 추정된다.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도 분위기가 좋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부문은 3분기 매출 48조4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27.7% 늘었다. 지난 7월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 시리즈가 흥행한 데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시리즈도 인기를 이어간 덕분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내년 스마트폰 판매량을 약 2억4000만대로, 태블릿 판매량은 약 2700만대로 추정했다. 이를 통해 내년 130조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앞세웠다. 최근 몇 년간 MX사업부 연매출이 100조원 안팎에 그쳤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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