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국가이자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핀란드가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소녀들이 하루 6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정신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야 코솔라 핀란드 헬싱키대 소아과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핀란드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있으며 이는 건강 및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문을 21일 국제학술지 ’아동기 질병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근 10대 소녀들 사이에 불안 수치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소셜미디어 사용 증가 및 중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소년보다는 소녀에서 이런 경향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 중독 여부 등을 검증된 척도를 기반으로 측정했다.
헬싱키, 에스포, 반타 등 핀란드 3개 도시에 위치한 49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5~16세 여학생 1164명을 대상으로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물었다. 참여 학생 중 56%(656명)는 스크린샷 데이터를 연구팀에게 제공했다. 연구팀은 스크린샷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한 시간과 자주 사용하는 앱 종류 등을 직접 확인했다.
중독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베르겐 소셜미디어 중독 등급(BSMAS)’ 검사도 진행했다. 30점 만점의 이 검사는 점수가 높을수록 중독일 가능성이 높다. 참여 학생들의 불안과 건강 상태를 식별할 수 있는 척도와 행복을 측정하기 위한 기분 평가 등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아이들이 하루 평균 소셜미디어에 소비한 시간은 3.9시간이었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5.8시간이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달 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2시간 41분으로 핀란드 학생들의 절반 수준이다.
BSMAS 점수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생의 17%(183명)는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상태일 것으로 추정됐다. 37%(371명)는 잠재적으로 불안장애일 가능성을 보였다.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이 길수록 낮은 성적, 높은 중독 점수, 높은 불안 수준, 나쁜 신체 이미지 등과 깊은 상관성을 보였다. 또 중독 점수가 높을수록 나쁜 건강 상태, 피로, 외로움 등과 연관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성을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복지국가로 꼽히는 핀란드가 정신건강과 관련한 복지는 열악해지고 있는 상태로 분석했다. 유엔의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는 가장 행복한 나라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거의 매일 6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 청소년의 행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청소년 사이에 늘어나는 불안을 해결하려면 정신건강서비스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서비스도 충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책 입안자들은 소셜미디어 및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술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개발할 때 안전과 건강을 우선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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