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를 받고도 실종자와 연락이 닿은 것처럼 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제주 경찰관 A경장(34)이 파면됐다.
실종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해 두 명의 실종자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최고 수위의 징계를 의결한 것이다.제주서부경찰서는 8일 오전 징계위원회를 열고 A경장에 대해 파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A경장은 현재 구속 상태여서 이날 징계위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실종 후 숨진 장모(30대·여)씨 유족 측도 징계위에 참여해 의견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파면은 경찰공무원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이다. 경찰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의 중징계와 감봉·견책의 경징계로 나뉜다. 다만 이번 의결이 당장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징계 결과가 A경장에게 통보돼야 효력이 발생하며, A경장은 처분에 불복할 경우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장씨 유족 측은 파면 의결을 환영하면서도 경찰의 대응 과정에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징계위 의결 결과를 유족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개인정보이자 비공개 정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결국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파면 결과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은 계속 무시당하고 소외되고 있다”며 “가장 큰 피해를 본 당사자임에도 부차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A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씨와 7월 2일 박모(60대·남)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도 실제로 연락하거나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마치 실종자와 연락이 닿은 것처럼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112 신고 처리시스템과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하고 내부 보고서에도 거짓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두 실종자는 가족들이 경찰에 다시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서 허위 종결 사실이 드러난 뒤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는 실종 104일 만인 지난 8월, 박씨는 실종 52일 만인 같은 달 각각 시신으로 발견됐다.경찰의 전수조사에서는 A경장이 실종팀에 근무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 가운데 허위 종결 10건, 해제 사유 부적정 15건 등 모두 25건의 부적정 처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경찰은 A경장을 지난달 1일 구속 송치했고, 제주공소청은 지난달 18일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A경장을 구속기소했다.A경장의 첫 재판은 오는 14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