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선거가 ‘부정’되었다. 결론은 선관위의 신속한 해체다.
지구상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선거가 끝난 뒤 가장 중요한 명제가 당락의 결과만은 아닐 것이다. 결과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먼저일 것이다.
이번 '6·3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는 중요한 과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소를 찾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선거관리 시스템이 작은 실수조차 최소화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신속하게 찾는 것이 지금 당장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정답은 시대적, 사회적, 국민적 합의로 지금의 선거관리위원회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해체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선거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전 국민(유권자), 수천만 명이 참여하고 전국 수만 개의 투표소가 동시에 운영된다. 따라서 단순한 행정 경험이 아니라 체계적인 위험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 어떤 이유와 명분과 변명, 법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선관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나라의 선거 업무를 담당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동의할 것이다.
현재의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한민국 국민의 선거 즉 표를 관리할 자격은 지난 6월 3일부로 이미 상실되었으며, 존재 이유도 완전하게 사라져 버렸다. 이 점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너무 단호하다.
무릇 공공기관의 신뢰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때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수습 과정에서 자연스레 형성된다. 책임 있는 설명, 투명한 조사, 합리적인 문책, 명확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이 갖추어질 때 그나마 국민은 비로소 조직의 개선 의지를 믿어주게 된다.
국민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완벽하기를 주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민은 최소한의 확신을 원한다. 내가 행사한 한 표가 정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확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라는 확신 말이다.
민주주의는 결국 신뢰의 체제다. 그 신뢰가 흔들리면 승자도 패자도, 여당도 야당도, 정부도 국민도 모두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신뢰가 견고하면 치열한 정치적 경쟁 속에서도 사회는 정상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어느 일방이 크게 상처받는 일도 애당초 벌어지지 않는다.
'6·3사태'는 우리 사회에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민주주의는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남이 대신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공정한 절차를 위한 끊임없는 점검, 실패를 인정하는 양심, 부당한 제도를 개선하려는 건전한 노력, 거기에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 등을 요구하며 우리 사회 공동의 숙제로 남겼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갖추어져 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거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아니다. 더 나은 선거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사회적 미래 의지다. 선거업무 외의 일반 행정 처리 과정에 대한 부정과 비리가 연이어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과연 어떤 희한한 일들이 또 터져 나올지 두렵기까지 하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저지른 '6·3사태'가 남긴 가장 중요한 과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그 유일하고 적확한 해결책은 “선관위 완전 해체”가 가장 현명한 답이다.
출처 : 한국NGO신문(https://www.ngo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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