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 생산이 AI용 제품에 집중되면서 모바일·PC 등 일반 IT기기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에 따르면 2027년 말 기준 글로벌 D램 공급이 수요의 약 6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역량을 HBM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사는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HBM 생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를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등에 핵심적으로 사용된다.문제는 HBM 생산이 기존 D램 대비 훨씬 많은 자원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동일 용량 기준으로 약 3배 이상의 웨이퍼 생산능력이 필요하고 공정 난이도도 높아 수율 확보가 어렵다. 이에 따라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줄어들며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업계에서는 현재 투자 규모로는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업체들의 설비 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약 7.5% 수준인 반면,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약 12% 이상의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이미 완제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메모리 비용이 전체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20% 수준에서 2026년 중반에는 4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PC 시장도 상황은 유사하다. AI 기능을 탑재한 PC는 기존 제품 대비 50~100%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면서 수요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27년까지 메모리 공급은 극도로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공급 확대도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신규 생산라인 가동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보고 있으며, 마이크론 역시 생산능력 완전 확보 시점을 2028년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업계에서는 AI 중심으로 재편된 메모리 시장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PC, 게임기 등 주요 IT 기기의 가격 상승세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