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앞둔 선생님의 마지막 출근길

한 초등학교에서 38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선생님이 있었다. 정년퇴직을 얼마 앞두지 않은 평범한 날이었다. 선생님은 특별한 작별인사 없이 마지막 학급 아이들을 맞았다.

아이들도 그날이 선생님의 마지막 출근인 줄 몰랐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한 아이가 다가와 조용히 종이쪽지를 건넸다.

“선생님, 3학년 때 다른 반이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힘들 때는 웃으면 조금 나아진다’고 말해주셔서 학교 다닐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선생님은 말없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평소처럼 수업을 마쳤다.

퇴근길에는 평소 같았으면 바로 집으로 갔겠지만, 이날은 운동장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았다.

그 운동장은 그동안 수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공간이었다.

그 순간 가방 속 쪽지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젖어 있었다.

비가 아니었다.

가끔 감정이 올라올 때면 참으려 해도 눈물이 스며들곤 했다. 

선생님은 그 길을 걸으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