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뒷골목에 오래된 빵집이 하나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선 “빵집 아주머니가 가끔 계산 실수를 한다”고 은근히 소문이 났다. 하지만 그건 실수가 아니었다.

빵 세 개 가격이 4,800원이면, 항상 4,300원만 받으셨다. 계산기를 두드릴 때마다 일부러 손을 떼셨다. 학생들은 그걸 감사히 받아갔다.

졸업을 앞둔 한 학생이 어느 날 1만 원짜리를 냈다.

“아주머니, 계산 실수 아니죠? 일부러 그러시는 거잖아요.”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힘든 애들 있으면 빵이라도 하나 더 먹으라고. 내가 일부러 그러는 거야. 학교 다닐 때 힘든 거 알잖아. 내 자식도 그랬으니까.”

학생은 가게를 나와서 문 앞에서 신발 끈을 묶는 척하며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아주머니의 작은 배려는 학생들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