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기사님의 호의 늘 마음에 두고 살았어요. 3년이나 늦어서 죄송해요."

천안 보성여객 시내버스 기사 임병일 씨(55)는 지난달 23일 오후 10시께 종점에 도착한 뒤 뜻밖의 승객을 만났다.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인사한 고등학생 승객은 손 글씨로 쓴 포스트잇 2장과 200원을 건넸다.

포스트잇에는 늦은 밤, 학생이 임 씨를 찾은 이유가 적혀 있었다.

학생은 "3년 전 중학교에 다닐 때, 기사님이 운행하시는 5번 버스를 자주 탔습니다. 어느 날 제가 버스카드 잔액이 200원 부족했을 때 사정을 이해해 주신 덕분에 학원에 잘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기사님께는 작은 호의일지 모르지만, 그때의 저에게는 정말 큰 감사(고마움)를 느끼게 해주셨어요. 늘 마음에 두고 살았는데 용기를 내서 이번에 기사님께 그때의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뻐요"라고 적었다.

"3년이나 늦어서 죄송해요. 그때 못 낸 200원이에요. 늘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한 손 편지를 전달한 학생은 다시 임 씨에게 인사하고 돌아갔다.학생에게 편지와 200원을 받은 임 씨는 당시의 감동을 여전히 기억했다.

시내버스 운전 경력 11년째인 임병일 씨는 "간혹 교통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는 알림이 뜨는 청소년들이 있다. 다음에 꼭 내라고 말하지만, 실제 돌려받기는 처음"이라며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시내버스 승객들을 정말 가족처럼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친절하고 안전한 운전을 약속했다.

한편, 임 씨는 천안시가 올해부터 선정하는 친절 시내버스 기사로 두 달 연속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