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출고가가 크게 올라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국내 중고폰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 가격 급등으로 제조사들이 줄줄이 단말기 출고가 인상에 나서면서 중고폰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인 중고폰 거래 규모는 2023년 620만대에서 지난해 681만대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가 신제품 구매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실속형 소비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스마트폰 300만원’
최근 외신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8’과 ‘갤럭시Z 플립8’ 시리즈의 출고가가 전작보다 크게 오를 전망이다. 공개된 예측치를 보면, 플립8의 시작가는 1200달러(약 185만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새 폼팩터로 알려진 와이드형 갤럭시Z 폴드8은 약 1800달러(약 277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최상위 라인업인 갤럭시Z 폴드8 울트라는 2100달러(약 323만원)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탄탄한 공급망을 앞세워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해 온 애플 역시 아이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메모리 칩 가격 인상분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지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LPDDR)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50% 이상 급등했고, 2분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 라인을 마진이 높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DDR5(5세대 D램)에 우선 배정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중고폰 인증제’도 시장 견인 역할
정부가 지난해 5월 도입한 ‘중고폰 안심 거래 사업자 인증제’ 역시 중고폰 시장을 확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고폰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 정보를 완벽히 삭제하고 투명한 매입 가격을 제시하는 유통사에 인증을 부여해 안심하고 폰을 팔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셈이다. 개인 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유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거래 사실 확인서’도 발급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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