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SNS 스냅챗 운영사 스냅이 ‘아이폰 이후 시대’를 겨냥한 증강현실(AR) 안경을 공개했다. 머리에 쓰는 헤드셋 대신 평범한 뿔테 안경처럼 착용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반 스피겔 스냅 공동창업자 겸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AWE 콘퍼런스에서 첫 AR 기기인 ‘스펙스(Specs)’를 공개했다. 그동안 메타의 ‘퀘스트’나 애플의 ‘비전 프로’처럼 얼굴 대부분을 덮는 헤드셋 형태가 AR·가상현실(VR) 시장의 주류였다면 스펙스는 일반 안경과 비슷한 뿔테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소 두껍긴 하지만 투명 렌즈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영상을 시청하거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냅은 앞으로 손목 밴드를 추가해 손동작까지 인식하는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손을 움직여 화면을 넘기거나 기기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최대 4시간 사용할 수 있으며, 전용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4차례 추가 충전도 가능하다. 가격은 2195달러(약 300만 원)로 책정됐다. 올해 가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스피겔 CEO는 이 제품이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펙스를 쓰면) 아이가 화면 속 플레이어 한 명만 바라보는 대신 직접 뛰어다니고 레고를 조립하거나 공룡에 대해 배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폰이 출시된 지 거의 20년이 지났다”며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중심 시대가 저물고 AR 안경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아직 300만 원이 넘는 높은 가격대에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고, 일상적으로 착용하려면 무게와 디자인도 더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R 안경 경쟁에 뛰어들면서 ‘포스트 아이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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