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에 갇혀 산다. 스마트폰을 한시도 놓지 못하는 중독증세는 청소년은 물론 성인, 노년층 등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됐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등장한 신조어 스몸비는 더 이상 새롭지 않게 됐다. 스몸비(Smombie)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주위를 살피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좀비에 빗대어 일컫는 말이다.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현대인들에게 목 통증은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있거나 장시간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는 자세는 경추에 큰 부담을 주는 탓이다.

고개를 숙이면서 머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목 근육의 지속적인 수축력이 함께 작용하면서 목에 가해지는 무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가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석했더니, 그 결과 고개를 15도 정도로 조금만 숙여도 경추에는 12.2kg에 달하는 무게가 쏠리며, 30도에선 18.1kg, 60도로 숙였을 때는 무게가 27.2kg까지 불어났다.

경추는 옆에서 봤을 때 자연스러운 완만한 C자 형태로 돼 있어야 목에 가해지는 머리의 하중과 충격을 분배할 수 있고, 경추뼈 사이에는 말랑말랑한 디스크(추간판)가 들어있어 각각의 목 뼈가 받는 충격을 완화한다.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면 C자 형태 곡선인 경추가 일자로 곧게 펴져 일자목이 되거나 역 C자 형태의 거북목증후군이 발생한다. 방치하면 경추 사이의 디스크 탄력성이 약화돼 목디스크로 발전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질환은 목 통증을 넘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경추성 두통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경추 부위인 후두부와 머리, 목의 경계에는 근육이 여러 층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 근육층 사이에는 후두신경이 두피를 거쳐 눈, 귀, 턱, 안면으로 연결돼 있다. 이 같은 해부학적 구조상 목뼈와 주변 근육 및 인대가 수축되면 주변을 지나는 후두 신경을 압박해 목뿐 아니라 머리까지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한쪽 머리, 특히 뒷머리 두통 ▲두통이 있는 쪽의 눈 통증과 충혈, 시력 저하 ▲어지럼증 및 이명 ▲눈, 귀, 턱 통증 ▲목과 어깨 통증 및 팔과 손 저림 증상 동반 ▲목의 움직임이나 경추부의 압박에 따른 통증 악화 등의 양상이 있다면 경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흔히 혈관성 두통이라고 하는 편두통이나 군발두통도 경추의 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