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항공사 승무원들은 비행 전 특이사항과 일정 등을 공유하는 브리핑에 참석해왔으나 그동안 근로 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회사가 순수 비행시간만 일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해당 항공사가 이런 편법으로 지급하지 않은 야간수당과 퇴직급여는 지난 1년간 총 3억 5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장시간 기획 감독’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감독 대상은 제조업 중심 45개소와 항공사 4개소 등 총 49개소로, 특히 항공사의 경우 감독을 실시한 4개소 전 사업장에서 총 18건의 위반 사항이 나왔다.항공사의 주요 위반 내용은 △야간근로수당 미지급(3개소, 약 7억원) △비행 수당 미지급(1개소, 약 5억 5000만원) △산후 1년 미경과자 시간 외 근로 한도 초과(2개소) 등이다. 항공사 4곳 중 3곳이 지급하지 않은 야간·휴일근로 수당은 총 13억 4000만원에 달했다.노동부는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한 익명 제보센터에 항공사 객실 승무원의 제보가 빗발친 점을 바탕으로 항공사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승무원은 실제 비행을 하기 전 브리핑 시간을 갖는데, 일부 항공사는 이를 근로 시간에서 제외하며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실제 비행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또 다른 항공사는 인턴 승무원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비행 수당마저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항공사가 이런 방식으로 인턴 승무원 235명에게 지급하지 않은 비행 수당은 5억 5400만원이다.두 항공사를 제외한 항공사 2곳은 출산 후 1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근로 시간을 넘겨 일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인 승무원을 대상으로도 시간 외 근무 시간을 위반한 사례도 적발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감독 대상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포함된다. 구체적인 항공사의 기업명을 밝히긴 어렵다"고 설명했다.노동부는 항공사에 대해 미지급 금품 전액을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승무원들의 연차휴가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는 관행적 운영도 지적하고, 연차휴가 시기 변경 절차를 제도적으로 정비하도록 개선 권고 조치했다. 노동부는 올해 장시간 근로감독 대상을 총 299개소로 확대해 장시간 노동 근절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