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2500대 공급예정 했으나 사전계약 2만대 몰려 조기마감…주행성능·디자인 현지 최고평가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전기차 `DNA` 이식키로…올해 전기차 판매 첫 4만대 기대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EV가 '전기차의 왕국' 노르웨이에서 '사전계약 조기 마감'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코나EV의 사전 계약 접수가 1만2000대를 기록하는 호성적을 내면서 올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도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 코나EV는 이달 초 노르웨이에서 사전계약 개시 후 약 2만대가 접수되면서 예약을 조기 마감해야 했다. 현대차가 올해 공급하기로 예정한 2500대보다 10배 가까이 신청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SUV가 인기인 데다 코나EV가 주행 성능과 디자인까지 호평을 받은 점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후발주자로 통하던 현대차가 노르웨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의 왕국으로 불릴 정도로 친환경차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 점유율은 전체 차량 대비 39%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은 각각 11.7%와 6.3%로 그 뒤를 이었다. 인구 500만여 명에 불과한 노르웨이가 유럽에서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도약한 이유다. 

노르웨이 정부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을 쓰는 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전기차 등 친환경차 육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코나EV가 전기차 수요가 높은 노르웨이 소비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올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도 수직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처음 전기차 277대를 판매하기 시작해 꾸준히 글로벌 판매량을 늘려왔다. 2015년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2만776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약 4년 만에 100배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올해도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만341대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사전계약 접수 단계인 코나EV와 기아차의 니로EV 판매량이 본격 집계되면서 전기차 판매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4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이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장기적인 친환경차 전략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친환경차의 또 다른 핵심 주축인 넥쏘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년 전기차를 1차종 이상 출시해 2025년 14차종으로 확대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3위,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현대차의 전기차 육성은 상용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전기차 DNA를 이식한다. 2021년에는 주행거리가 500㎞ 이상인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프리미엄에 친환경을 접목해 세계 소비자들 이목을 사로잡는다는 것. 또 트럭 등 상용차 분야에서도 포터(1t)와 마이티(2.5t)를 기반으로 한 전기트럭을 2019년부터 양산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 흐름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집중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라인업 확장을 통해 그룹 성장과 환경보호를 모두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