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14년째 전 세계 친환경차 분야에서 독주를 해왔다. 1997년 말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3세대로 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35만대(올 8월까지)가 팔렸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승용차가 바로 프리우스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프리우스 판매가 늘고 있다. 올 1~10월까지 프리우스 누적 판매대수는 1345대로 전년 동기(864대) 보다 55.6% 증가했다. 

 김종철 한국도요타 상무는 "국내 운전자들 사이에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으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 이라면서 "급하게 프리우스를 팔기 보단 천천히 여유를 갖고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우스를 7박8일 동안 타봤다. 2009년 말 이후 두 번째 프리우스 시승이다. 시승은 서울 시내와 구리, 퇴계원 등 시외 지역에서 진행됐다. 총 주행거리는 440km로 주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차를 운행했다.

 프리우스는 국내 시판중인 국산 및 수입차를 통틀어 연비가 가장 좋다. 공인 연비는 29.2km/ℓ. 실제 주행 연비는 이보다 낮은 ℓ당 평균 17km 정도다.

 시승하면서 급가속을 반복했고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탔던 점을 감안하면 연료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연비차가 크지만, 프리우스는 연비가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았다.

 프리우스는 배기량 1800cc급 가솔린 엔진이 주동력이고 전기모터가 보조동력으로 쓰인다. 구동력을 전달하는 엔진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전기모터의 사용량을 늘려 연비를 좋게 해준다. 엔진 출력은 99마력이지만 전기모터가 더해져 총 136마력의 힘을 낸다.

 "조용한 차···달릴 때도 정숙"

 프리우스는 시판 중인 승용차 중에서 가장 조용하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로 시동버튼을 눌러 엔진을 켜면 엔진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 너무 조용해서 시동이 걸렸는지 재차 확인하게 만든다.  

 주행할 때도 프리우스는 그 어떤 차보다 조용했다. 시속 80km로 달리면 엔진음과 배기음이 크지 않았다. 도요타가 자랑하는 주행 정숙성은 프리우스로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주행 모드는 전기(EV) 에코(Eco) 파워(Power) 등 3가지를 지원한다. 에코 모드로 달릴 땐 동력 감소로 가속 페달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만 파워 모드를 설정하면 1.8ℓ 가솔린 승용차 못지 않은 파워를 낸다.

 신호 대기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자음 소리가 들리고 차는 다시 조용해진다. 다만, 파워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깊숙히 밟을 땐 일반 가솔린 승용차와 같은 엔진음이 실내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프리우스를 타면서 왜 이차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됐는지 공감이 갔다. 대도시 직장인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친환경차이기 때문이다. 첨단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차지만 조작이 간편하고 운전하기도 편하다.

 장거리를 이동해도 배터리 충전 걱정이 들지 않는다. 엔진이 작동할 때 자동으로 배터리가 충전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 시속 150km로 속도가 붙기까진 가속감이 답답하지 않았다.

 시승을 해보니 프리우스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차가 미래 운송 수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향후 10년 정도는 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의 대표 주자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은 3790만원.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