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공인연비는 '뻥튀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인연비의 신뢰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실주행 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연비표시 방법을 적용키로 했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새 연비기준을 앞두고 자동차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최근 2년 내 국산 브랜드 신차 구매고객 1만4433명을 대상으로 실주행 연비를 측정했다.

 조사는 시내를 주행할 때와 고속도로에서 경제적으로 주행했을 때의 연비로 나눠 진행됐고 그 결과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H'의 공인연비 대비 실연비가 가장 좋았다. 체어맨 H는 시내 및 경제연비(%)에서 각각 91%, 120%를 기록했다. 시내연비 90% 이상인 모델은 체어맨 H가 유일했다. 이외에도 르노삼성의 'QM5(86%, 117%)', 한국GM의 '알페온(83%, 118%)'과 '토스카(84%, 116%)', 현대자동차의 '에쿠스(85%, 106%)'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가솔린과 디젤, 시내와 경제연비에서 5대씩 뽑은 최고 실연비 차량(총 20개)에 에쿠스, 베라크루즈. 오피러스, 모하비 등 4대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GM과 쌍용차는 각각 6개, 르노삼성은 4개 모델을 최고 실연비 차량 목록에 진입시켰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형차들의 공인연비 대비 실연비가 경·소형차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연비의 차급 평균은 경차(68%)가 가장 낮았다. 준중형(69%) 역시 70%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형과 중형은 73%를, 준대형은 76%를 기록했다. 대형차가 81%로 가장 높았다.

 경제연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대형차가 110%로 가장 높았고 이후 준대형(103%), 중형(100%), 준중형(92%), 소형(92%) 순이었다. 경차는 83%에 그쳐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 차량 전체를 봤을 때 공인연비 대비 시내연비의 평균은 71%였으며 경제연비는 94%였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시내주행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대형차조차 공인연비에 20% 정도 미달됐다"며 "국산차들의 공인연비가 소비자들의 체감연비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언급했다.

최경민 기자
출처-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