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으로 메모리 칩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기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주요 메모리 칩 제조사들은 이미 AI 고객들을 위한 칩 생산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PC나 스마트폰 보다는 AI 데이터센터용 고가 칩을 판매하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기기용 메모리 칩 출하량이 줄면서 소비자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메모리 칩 가격이 뛰는 만큼, 최종 제품 가격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게이머 등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들을 상대로 PC를 주문 제작 방식으로 판매하는 업체인 팔콘노스웨스트는 지난해 여름 이후 메모리 칩 가격이 3배로 뛰면서 일부 인기 고성능 컴퓨터 가격을 5800달러에서 7000달러 이상으로 인상했다시장 분석 업체 테크인사이츠는 메모리 칩 가격 인상으로 올해 가을까지 일반 PC 가격은 전년 대비 23%, 금액으로 치면 118달러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램(RAM) 가격 외에 PC와 스마트폰에서 저장장치로 쓰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 인상도 포함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미 후드 CFO는 최근 PC 부문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여파도 원인들 중 하나로 꼽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델, 애플 등 대형 PC 업체들은 메모리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갑자기 가격이 뛰는 상황을 나름 통제할 수 있지만 요즘은 그러기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시장 분석 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1월 3일 기준 기본 사양 노트북 PC 평균 소매 가격은 2주 만에 7% 뛰었다.메모리 칩은 관련 업체들 제품이 상호 호환되다 보니 가격 경쟁이 뜨거운 분야로 꼽힌다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메모리 칩 제조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는 장면도 때가 되면 한번씩 연출된다.이 과정에서 여러 회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떨어져 나갔고 지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3사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 최근 A 열풍 속에 메모리 칩 가격 상승 속에 이들 업체는 매출과 주가가 크게 뛰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AI에 초점을 맞춘 관련 업계 행보는 점점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의 경우 그동안 다양한 메모리 제품을 소비자 및 중소 기업들에 판매해왔는데, 지난달 소비자 직접 판매 사업인 크루셜(Crucial)’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I 분야에서 전략적인 고객들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마이크론은 실리콘 웨이퍼를 칩으로 만드는 공장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메모리 칩 수요 급증은 반도체 산업 전체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DC는 올해 전체 반도체 산업 매출이 28% 증가한1조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조달러 돌파는 많은 전문가들이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이정표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