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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국장에 합당한 정치인인가’… 행정소송 우려까지 [특파원+]

guj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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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관을 실은 장의차를 향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국제사회에서 극히 높은 평가를 받고, 국내외에서 애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국장(國葬) 개최 방침을 발표하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한 말이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중의원의 한 중진 의원은 아사히 신문은 이런 생각을 밝혔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평가가 있다. 이렇게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나.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나 보수층을 배려한 것 같다.”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국장 개최 방침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8년9개월을 재임한 역대 최장수 총리, 공적 등을 감안하면 국장이 마땅하다는 의견과 국민적 평가가 갈리는 ‘정치인 아베’에 대한 국장이 합당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5일 아사히 신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국장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1878∼1967) 전 총리의 장례 이후 55년만이다. 45대, 48∼51대 총리를 지낸 요시다 전 총리는 일본 보수본류의 시조격이자, 제2차대전 패전 후 일본의 재건, 국가전략 노선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통상 총리를 지낸 사람에 대한 장례는 1980년에 사망한 오히마 마사요시(大平正芳) 전 총리 이래로 ‘내각·자민당 합동장‘으로 지냈다. 

1951년 미국 정치인들과 만난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베 전 총리 국장 방침은 자민당 내 보수파 의원들의 강한 요구에서 비롯됐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정조회장은 지난 11일 한 방송에 출연해 “국장에 필적하는 역사적 족적을 밟아 왔다”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국장 개최 결정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따른 당내의 동요를 수습하고, 그와 가까운 의원들의 요구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베 전 총리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정치적 위상을 키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은 “(아베 전 총리는) 국제적 존재감을 과시했고, 업적을 남겼다”며 “국장은 당연하다”고 환영했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열기도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 도쿄 자민당 본부에 설치된 헌화대에는 지금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난 12일 가족장으로 진행된 장례식을 찾기도 했다. 자민당 간부는 “국장으로 해야 한다는 요구가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강하다. 아사히 신문은 “지금과 같은 시대에 국장으로 하는 것은 어렵지 않냐”는 자민당 내의 목소리를 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미묘한 신격화가 우려된다. 이것을 이용하려는 정치인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야당의 비판적인 시각은 보다 분명하다.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입헌민주당 정조회장은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 다양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재무성 입구에 검은 리본이 달린 일장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아사히 신문은 국장이 세금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 내에 행정소송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2020년에 있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합동장 때는 약 1억9000만엔(약 18억원)의 경비를 정부와 자민당이 절반씩 부담했다”며 “일부에서 지나치게 비싸다는 반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의 근저에는 아베 전 총리가 국장에 합당한 인물이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오가와 지토시(大川千壽) 가나가와(神奈川)대 교수는 “(아베 전 총리의 정책을) 지지할 수 없다는 비판도 상당히 강하다”며 “국장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요코다 고이치(橫田耕一) 규슈(九州)대 명예교수도 “아베 전 총리는 평가가 엇갈리는 정치가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국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마이니치 신문은 “국장 개최는 70%의 여론 지지가 필요하다. 정부가 국회에서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야당 지지자를 포함한 국민 다수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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