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에 따르면, HPE는 2026년 하반기 발사 예정인 달 탐사 임무에 소형 컴퓨터 'HPE 스페이스본 컴퓨터-4'를 탑재해 월면 컴퓨팅 기술을 실증할 예정이다. 고성능컴퓨팅 성능 측정부터 AI 추론, 지형 분석, 사이버 보안까지 다양한 작업을 달 환경에서 시험한다.
이번 실험의 핵심은 우주에서 데이터를 직접 처리하는 현장형 컴퓨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있다. 지구와 달 사이의 통신은 지연이 발생하고 전송 대역폭에도 제약이 따른다. 달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현장에서 분석할 수 있다면 지구와의 통신 부담을 줄이고 탐사차의 자율적인 판단과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실험에 투입되는 스페이스본 컴퓨터-4는 달의 극한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했으며, 냉각팬 없이 작동하는 팬리스 구조를 채택했다. 크기는 약 25×10㎝로 일반적인 그래픽카드와 비슷하고, 저장장치는 1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사용한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은 탐사차 장착부를 통해 외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다만 HPE는 CPU와 GPU의 구체적인 제품명과 소비전력, 연산 성능 등 세부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임무는 대형 슈퍼컴퓨터를 달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라기보다 소형 시스템으로 다양한 연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증 사업에 가깝다.
컴퓨터의 달 착륙 경로도 구체화됐다. 시스템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상업 달 탑재체 운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통해 발사될 예정이다. 보이저 테크놀로지스의 달 착륙선 '그리핀-1'에 실리는 애스트로랩의 달 탐사차 '플립'을 통해 달 남극 인근으로 운반될 계획이다.월면에서는 고성능컴퓨팅 성능을 측정하는 두 가지 벤치마크가 실행된다. HPL은 연립 1차 방정식 계산을 통해 연산 성능을 측정하고, HPCG는 실제 과학기술 분야의 계산 작업과 관련된 성능을 평가한다. HPE는 이들 벤치마크를 달에서 실행하는 시도가 세계 최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AI 활용 가능성도 함께 검증한다. HPE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검색증강생성(RAG)과 이미지 인식 추론을 시험할 예정이다. 라이다(LiDAR) 데이터 처리도 실험 대상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지형을 측정하는 라이다 기술은 달 표면의 지형 파악과 탐사차 내비게이션, 향후 월면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될 수 있다.NASA는 별도의 AI 실험인 'FLUID'도 진행한다. 지구와 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학습한 3개의 AI 모델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우주선 내부 문서를 검색하고 내용을 이해하도록 조정한 대규모 언어 모델의 작동을 점검할 예정이다.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는 딜로이트가 참여해 공격 탐지 시스템 '사일런트 실드'를 시험한다. 이 시스템은 사이버 공격 징후와 비정상적인 동작을 거의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월면 컴퓨팅의 활용 범위가 단순한 연산 성능 검증을 넘어 보안 운영까지 확대되는 셈이다.지상에서 임무를 지원하는 인프라도 구축한다. HPE는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애스트로랩의 임무 통제 시설에 'HPE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HPE 클라우드옵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처리 관리와 자동화를 지원하고, 달에서 생성된 분석 결과를 지구로 안전하게 전송하는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HPE는 우주 환경에서 컴퓨팅 시스템을 운영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첫 스페이스본 컴퓨터를 보냈으며, 해당 시스템은 HPL과 HPCG 벤치마크에서 1TFLOPS를 넘는 성능을 기록했다. 이후 후속 시스템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운영해 왔으며, 이번 스페이스본 컴퓨터-4는 관련 기술을 달 환경으로 확장하는 시도다.이번 실증의 성과는 향후 달 탐사와 월면 기지 구축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의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달 현장에서 AI 추론과 지형 분석, 보안 탐지를 수행할 수 있다면 지구와의 통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탐사 임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실제 달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연산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해야 할 과제다.출처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https://www.digita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