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선보인 인공지능(AI) 칩 텐서처리장치(TPU)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엔비디아가 독주하던 인공지능(AI) 칩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 같은 AI칩 경쟁 구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시장 지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 3강 가운데 미국 마이크론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능력이 더 뛰어나서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TPU용 HBM 수요 대부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의 새 AI 모델 제미나이3가 챗GPT를 위협하는 성능을 보이면서 이를 학습시킨 구글 자체 AI 추론 칩 TPU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이 TPU의 성능을 보고 수십억달러 규모의 TPU 구매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탈엔비디아'를 준비하던 빅테크를 중심으로 TPU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TPU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잠식하기 보다는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나눠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GPU 단독으로 급증하는 AI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 어렵고, GPU와 TPU는 대체재가 아닌 상호 보완재로서 동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GPU는 다양한 AI 모델과 워크로드 처리가 가능한 범용 가속기인 반면, 구글 TPU는 주문형 반도체(ASIC)로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워크로드 처리에 특화된 칩이라는 점에서 용도와 목적이 다르다"며 "AI 발전에 따라 엔비디아 GPU와 구글 TPU가 함께 성장하며 시장을 키워 나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칩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경우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구글 TPU 공급망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를 앞세운 SK하이닉스의 HBM주도권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글의 물량을 상당 수준 흡수하는 삼성전자의 추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구글 TPU 내 HBM 공급 비중이 SK하이닉스 56.6%, 삼성전자 43.4%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메리츠증권은 두 회사가 구글 TPU에 공급하는 비중이 6대 4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주도권이 약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입지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올 상반기까지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HBM 공급 물량에서 앞섰지만,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HBM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4.1%로 삼성전자(33.7%)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전 분기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3%포인트(p) 하락했고, 삼성전자는 0.5%p 상승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 증가와 PC와 스마트폰용 일반 D램 수요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구글 TPU용 초기 HBM 공급 물량은 SK하이닉스가 앞섰으나, 최근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고려하면 2026년 연간 공급 물량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년까지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 계약을 마무리하는 등 당장 추가 공급 여력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 역시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
KB증권은 최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 메모리 공급 확대, 선단 공정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 등으로 수혜 폭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7세대 TPU는 HBM3E, 내년 8세대 TPU 모델은 HBM4 탑재가 예상되어 내년 HBM3E와 HBM4 중심의 삼성전자 HBM 공급 물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속도에 강점을 확보한 삼성 HBM4는 향후 재설계가 필요 없는것으로 판단되어 품질 인증이 조기에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HBM 시장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 역시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공급 우위를 지속하고 있어, 양 사의 주도권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우위가 점쳐진다.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 케파(생산능력)이 한국 업체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엔비디아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수요까지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HSBC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월 HBM 캐파는 각각 16만장, 15만장인 반면, 마이크론은 5만5000장 수준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슈퍼 을' 시장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가격 협상에서도 공급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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