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험실에서 사람의 뇌세포를 배양해 이를 생물학적 회로로 바꿔 수퍼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바이오 컴퓨팅(Bio Computing)’이다. 공상과학처럼 들리지만 곳곳에서 소수의 연구자가 실제로 조금씩 성과를 내는 중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이처럼 사람 뇌세포로 수퍼컴퓨터를 만드는 연구자들을 11일 특집 기사로 조명했다.스위스 비베에 있는 생명공학 스타트업 ‘파이널스파크(FinalSpark)’는 바이오 컴퓨팅을 앞장서 연구하는 곳이다.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에서 유래한 신경 오가노이드(사람의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만든 인공 장기)를 기반으로 한 ‘생물 처리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미니 뇌 오가노이드 16개를 연결해 저전력 생물 컴퓨터 구현에 성공했다. 쉽게 말하면 사람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 뉴런 덩어리를 컴퓨터처럼 작동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연구자들은 뇌 오가노이드에 전기 신호를 보내거나 받아, 마치 컴퓨터 회로처럼 ‘입력→처리→출력’ 실험을 한다. 컴퓨터 화면엔 뇌파처럼 보이는 실시간 반응 그래프가 뜬다. 이를 통해 인공 뇌가 신호를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직까진 ‘컴퓨팅’이라고 부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파이널스파크 측은 “현재까지 오가노이드 생존 기간을 4개월까지 늘렸고,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접속해 실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뉴런을 이용한 차세대 AI나 초저전력 컴퓨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조직을 만든 컴퓨터 ‘웨트웨어’
이처럼 바이오 컴퓨팅을 연구하는 이들은 컴퓨터를 ‘웨트웨어(Wetware)’라는 낯선 용어로 부른다. 살아 있는 조직으로 구성된 ‘생명 기반 하드웨어’라는 뜻. 인간 뇌세포로 만든 컴퓨터를 지칭하는 말이다.
보통 컴퓨터는 실리콘 칩과 전자회로로 이루어져 있지만, 웨트웨어는 살아 있는 두뇌를 닮은 유기적 컴퓨터다. 신경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계산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뇌처럼 적응하고, 학습하고, 스스로 연결을 바꾸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웨트웨어의 개념은 본래 SF 소설에서 나왔다. 과학자들이 이후 이를 실제 생명체의 계산 능력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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