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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이어 ‘박제방’… 신상 유포 후 “벗으면 지워줄게”

ㅇㅅㅎ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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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 54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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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20대 여성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팔로잉 요청과 성적 모욕이 담긴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기 시작했다. A씨가 확인한 결과 한 텔레그램 채팅방에 자신의 얼굴 사진과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가 사실무근의 음담패설과 함께 게시돼 있었다. 해당 채팅방은 9000명 이상이 참여한 이른바 ‘박제방’이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박제방 운영자에게 1대1 채팅으로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옷을 벗고 영상을 찍어 보내면 내려주겠다”며 되레 성착취물을 요구했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A씨는 즉시 관련 기관에 전화해 상담을 받았으나 ‘텔레그램 해외 번호는 추적이 어렵다’는 답변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A씨는 온라인에서 유사 피해 사례를 검색하던 중 ‘신고하니 상황만 악화됐다’는 경험담을 접하고는 신고를 포기했다. 운영자가 신고하려던 피해자들에게 ‘가족 주소로 오물 테러를 하겠다’ ‘평생 네 계좌를 이용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며 협박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A씨는 박제방에서 운영자들이 피해자 가족 주소로 오물 테러를 하는 모습, 가해자의 요구를 거부한 피해자들의 반성문 사진 등을 목격했다. A씨는 누가 자신의 신상 정보를 유출했는지 모른 채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텔레그램 ‘박제방’에서 여성들의 사진·연락처·학교·소셜미디어 계정 등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유포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성착취물 제공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의 지인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보복 범죄를 하겠다는 암시도 이어진다. 여성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성착취물을 유도한 과거 ‘N번방’ 범죄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운영자들은 피해자의 얼굴을 음란 영상에 합성해 제작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지인과 가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해외 전화번호로 개설한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고, 3~5분 등 짧은 시간 내에 성착취물을 촬영하라고 압박하는 수법도 동원된다. 텔레그램 채팅방 참여자들에게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쿠폰 등을 뿌리며 여성에게 해당 방을 인지하게끔 유도해 불러오라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확보한 성착취물과 개인정보는 다양한 이름의 박제방을 통해 확산되며 신규 참여자를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채팅방에서는 여성들의 신상정보나 성착취물뿐 아니라 카지노, 통장 매매, 불법 사채 관련 구인 광고도 함께 게시된다. 자극적인 음란물을 미끼로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도박, 불법 사금융, 대포통장 등 여러 불법 행위로 연결되는 구조다.

텔레그램이 ‘복합 범죄 생태계’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채팅방 운영진에 대한 경찰 수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곽진 아주대 정보보안과 교수는 “텔레그램은 서버가 해외에 있다 보니 수사 협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경찰 관계자도 “텔레그램 범죄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이나 해외 IP를 쓰는 데다 여러 차례 방을 개설했다가 ‘폭파’하는 등 수사망을 빠져나가기 위한 수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A씨를 협박한 박제방 운영자도 ‘신고하려면 해라. 유심(USIM) 버리면 끝이니까’라고 하는 등 수사를 겁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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