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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 일삼던 아들 잃은 엄마... "죽음, 슬프지만 않길 바라"

김민잉
LEVEL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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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하나레이 해변>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이 바라본 죽음과 슬픔


[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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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하나레이 베이>를 연출한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
ⓒ 홀리가든

 
당연하게 생각하던 존재가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하나레이 베이>를 채우고 있는 큰 줄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하나레이 해변>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원작자 특유의 자기 고백적 문체를 한 여성의 시점으로 풀어냈다.

애도와 남은 삶에 대해 돌아보게 하기 충분하다. 영화는 약에 중독된 남편을 떠나보내고, 그 영향인지 반항을 일삼는 아들 타카시(사노 레오)마저 잃은 사치(요시다 요)가 결국 아들이 사고를 당한 하와이 한 해변을 10년간 찾아가며 벌어지는 어떤 변화를 그렸다. 영화 개봉 즈음 마침 한국을 방문한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을 서울 역삼동의 모처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잔잔함 속에 숨어 있는 요동 

시작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상실의 시대>를 영화화한 피디의 제안이었다.
"단편이라는 게 오히려 매력적이었다"며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은 "하루키 작가의 소설이라는 게 제겐 또하 나의 도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원작을 읽은 뒤 바로 초고를 썼다. 그리고 하와이에 가서 장소 등을 섭외하는데 아들과 남편, 그리고 사치를 이어주는 카세트 플레이어 정도가 제가 넣은 에피소드였다. 시나리오를 여러 번 손을 보며 아들의 손도장 에피소드도 넣었다. 실제로 그곳에 사망한 사람의 손도장을 찍어주는 서비스가 있더라. 영화에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출연시키기도 했다."

초고는 하루키 원작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여러 번 수정을 거듭하며 몇 가지 에피소드가 추가된 결과물이었다. 이 과정에서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이 주목한 건 상실의 감정, 그리고 자연에 대한 환기였다. 

"평상시에 우리가 잊고 사는 감정과 대상이 있잖나. 누군가 내 곁에 있는 게 당연한데 그 사람을 잃었을 때 우린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일 것 같다. 상실 속에서 고통 속에서 깨달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로 관객분들이 일종의 유사체험을 할 텐데 살아가는 시간과 곁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무렇지 않게 보던 게 아마 달라 보이지 않을까. 어떤 극적인 변화를 바라지 않지만 사소한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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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하나레이 베이>의 한 장면.
ⓒ 디오시네마

 
영화 역시 특별한 극적 장치가 없다. 사치가 10년간 비슷한 시기에 아들이 사고를 당한 그 해변을 찾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 몇몇을 사귀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 애도라면 애도일 수 있는 그 시간에 사치는 어떻게 해서든 아들의 죽음과 해변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울컥하고 올라오는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섬세한 묘사를 19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뤄내야 했다. <하나레이 베이>는 일본, 미국 합작 시스템으로 스태프의 상당수가 미국인이었다는 특징이 있었다. 

"원작을 읽고 나서 사치가 작품의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자연이 주인공이라 생각했다. 그걸 극장에서 관객분들이 체감토록 하고 싶었다. 아마 아시겠지만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콘도 류토 카메라 감독이 이 영화에 참여했다. 감독님에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때로 거만해질 때가 있고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때에 잃는 게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촬영하면서도 자연은 당해낼 수 없는 대상이라 절실히 느꼈다. 자연을 마주하면서 구원과 순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하나레이 베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저 역시 발전한 부분이 있다. 자연을 담아내려다 보면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순간이 있거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사치를 담으려 노력했다. 특히 그가 한 그루의 나무와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시나리오에 없던 장면이었다. 나무 한 그루조차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치의 모습을 담고 싶었고, 요시다 요에게 설명해서 그 장면을 찍게 됐다. 제겐 큰 수확이었다."


"영화는 관객이 봐야 완성되는 것"

일본 유명 배우인 요시다 요에게 오히려 감독은 능숙한 연기를 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 본인 역시 배우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배우 심리를 잘 이해했을 터.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은 "이번엔 요시다 요의 경험과 계산이 영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덜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자연은 거짓이 없으니 배우 역시 진실하게 그 순간에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치이면서 동시에 요시다 요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전작 <화장실의 피에타>와 이번 작품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지만 그의 영화가 정식 개봉하는 건 처음이다.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은 "영화라는 게 결국 관객을 만나야 비로소 완성된다고 본다"며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서 영화가 잘 완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물론 1명보다 100명, 100만 명이 보는 게 좋겠지만 동시에 이 영화를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이 보시고 일종의 구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제가 작품을 만든 의미가 있게 될 것이다. 이 영화를 소중히 여길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 어서 감상을 듣고 싶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반드시 죽음을 향해 가잖나. 육체의 소멸을 죽음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 역시 죽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그린 어떤 죽음 역시 슬프지만 절대적으로 슬프게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을 향해 살아가는 게 슬프지만은 않길 바란다. 누군가의 죽음이 어떤 희망과 용기를 준다면 그 역시 멋진 일 아닐까. 절 두고 이상론자라 생각할 수 있다. 근데 영화라는 게 바로 그런 미묘한 지점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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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라는 존재가 때로 거만해질 때가 있고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때에 잃는 게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촬영하면서도 자연은 당해낼 수 없는 대상이라 절실히 느꼈다."
ⓒ 홀리가든

 
갈수록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영화화하기 힘든 일본 영화계다.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 역시 그런 일본 제작시스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화하는 게 나쁘다가 아니라 유명 원작이 있는 영화가 관객이 많이 들 수 있기에 그런 것"이라며 그는 "지금 일본 영화계가 너무 관객을 국내에 한정시켜서 대작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다행히 저도 그렇고 일본의 젊은 감독들이 일본을 벗어나 더 큰 세계 마켓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양한 국가,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관객분들을 만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확고한 주제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다음 작품은 원작이 있는 영화가 아닌 오리지날 시나리오다. 서스펜스가 있는 작품인데 곧 일본에서 촬영할 예정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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