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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환의 '靑.春'일기] 170만 '정당 해산' 청원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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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여야 정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청원 글에 174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했다. 패스스트랙 지정 여부를 두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우리의 정치 자화상에 대한 국민의 분노 표출로 읽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거대 여야 정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청원 글에 174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했다. 패스스트랙 지정 여부를 두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우리의 정치 자화상에 대한 국민의 분노 표출로 읽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정치권, '민심' 직시해야…'증오의 각축장' 우려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174만명 이상(3일 기준)이 참여했다.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처벌 감경 반대 청원'의 119만명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과연 이 기록을 깨는 청원이 나올까 싶다. 또 더불어민주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원에도 29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패스스트랙 지정을 두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 우리의 정치 자화상에 대한 국민의 분노다.

춘추관에서도 두 국민청원이 관심사다. 특히 '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에 과연 몇 명이 참여할지, 누가 답변할지 등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럼에도 딱 하나, 정치권을 향한 민심이 엄중하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한국 정치 수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참 답답하다.

사실 한국 정치를 향한 국민적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근본적 이유는 정치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몸싸움을 벌였던 '동물국회'는 지금은 '식물국회'가 됐다. 민생은 뒷전이고 국민 여론을 둘로 갈라 정치적 이득만 얻으려는 행태를 보여준다. 정치권은 준엄한 민심에 고개숙여야 한다.

"여야 간에 외교 문제나 칠레 경제를 발전시키는 문제에는 초당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 참 부러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사회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지난달 29일 세바스티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들었던 말을 사회 원로들에게 전한 것이다. 왜 우리 정치는 당리당략에만 매몰되고 협치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일까. 정치권을 향한 불만이 터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이상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탄핵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삭발을 촉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탄핵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삭발을 촉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그런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또 하나의 '전쟁터'가 됐다. 지난달 22일 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이 화제를 모으자 일주일 뒤인 29일 민주당 정당 해산 청원 글이 올라왔다. 보수 진영의 '맞불' 성격이다. 이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탄핵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삭발을 촉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정치 성향이 다른 정당을 혐오하는 공간이 돼서는 곤란하다. 답변 충족 기준인 20만 명이 넘는 '이슈'뿐만 아니라 소수가 참여한 청원이라도 눈길을 끄는 글은 기사화되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사회원로들에게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서 대립이나 갈등이 격렬하고,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혐오성 청원이 늘어나면서 되레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국민청원은 참여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특정 집단의 여론몰이 공간으로 악용될 수 있다. 청와대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이용해 1명이 4개 계정을 이용해 최대 4번의 동의가 가능해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참여 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일부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도 이해가 된다.

사실 국회의 책임이 크다. '동물국회' '식물국회'가 국민을 청와대 게시판으로 내몰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청와대 입장처럼 국민청원 게시판이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어도 증오의 각축장이 되는 것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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