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는 취약계층 대상으로 최대 1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소액생계비 대출' 상담이 27일 본격 시작되자 급전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대출 금리가 높아 당장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과도한 이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이날 오전 11시 대전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는 열댓 명의 시민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담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돼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진 않았으나 상담 시간에 맞춰 상담받고자 하는 시민들이 끝없이 몰려왔다. 상담은 한 사람당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40분까지 소요되다 보니 상담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성공적으로 대출을 받은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시민 A씨는 "몸을 다쳐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속 3개월 치 월세까지 밀려있었다"며 "주변에 돈 빌릴 곳도 없어 카드 돌려막기를 하려던 차에 당장 밀린 월세를 메울 대출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반면 일부 시민들은 상담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기도 했다.B씨는 "사전예약을 신청하려 했으나 신청 희망자가 많아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됐었다"며 "생활고로 소액 대출이 급한 상황이라 답답한 마음에 센터를 찾았으나 현장에선 상담 신청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아 대출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앞서 소액생계비대출 사전예약 첫날인 23일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가 폭주할 정도로 다수의 사람들이 몰려 일주일 치 상담 예약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오늘이 첫 출시라 사람이 많이 붐비기도 하고 예약한 사람을 위주로 상담이 진행되기 때문에 예약 없이 상담은 어렵다"며 "2주 뒤 다시 방문하면 수월하게 대출 상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일부 고객들은 한도 100만 원의 대출을 꽉꽉 채워 받아가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경력 단절과 불어나는 부모님의 병원비 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C씨는 이번 상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기를 모면했다. 병원비 등 자금용처가 증빙될 경우 최초 대출 시 최대 1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C씨는 "남들에게는 100만 원이 적은 돈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에겐 너무나도 간절한 돈이였다"며 "은행에서 100만 원도 빌릴 수 없어 대부업체의 손까지 빌릴까 고민도 했었는데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일각에선 소액생계비 대출의 높은 이율에 따라 정부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소액생계비 대출금리는 15.9%로, 성실상환시 최저 연 9.4%까지 낮아지는 구조다. 당장의 몇십만 원도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이자가 과도하게 측정됐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40대 주부 김모씨는 "다만 지나치게 높은 이율이 아쉽다. 당장의 밥값이 필요해서, 병원 갈 돈이 필요해서 대출받는 저신용자에게 지나치게 높은 이율"이라며 "정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을 대상으로 이자 장사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