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던 인천새소망교회 김모 목사에게 징역 5년을 확정했다.
김모 목사는 2010년경부터 아버지가 담임목사로 있던 인천새소망교회에서 중·고등부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최소 8년간 그루밍 성범죄를 저질러 지난 2018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1심 재판부는 김모 목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7년간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김 목사에 대해 “교회 담임 목사 아들이자 사역을 담당하는 전도사로 나이 어린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며 “피해자들의 신앙생활을 사건 범행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시했다.김 목사는 1심 판결에 항소해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일부 법리를 잘못 판단했고 김 씨가 잘못을 성찰하고 반성한다며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이 사건 교회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피해자들에게 깊게 관여하는 피고인이 특별히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고 생각해 피고인을 따른 것으로 보이며, 호감이 깊어진 나머지 피고인이 시도하는 신체적 접촉의 의미를 모르거나 경험 미숙으로 성적 자유가 침해됐다는 인식을 제대로 못 하거나, 피고인의 시도에 불편함과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피고인의 관계가 두려워 피고인의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김 목사의 그루밍 성범죄를 공론화하고 피해자들과 함께 연대해온 정혜민 목사(성교육상담센터 숨 대표)는 “정말 긴 싸움이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이 피해자들이 회복하는데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소회를 전했다.정 목사는 “한국교회나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그루밍 성범죄로 시작된 재판이라 무척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까 교단이나 목사들로부터 굉장히 더 심하게 공격도 받았다”며 “정말로 힘들었지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나 주위에서 함께해 주신 분들이 끝까지 서로 도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외치고자 했던 분들의 결과물”이라고 했다.대법원 판결을 누구보다도 기뻐할 피해자들에 대해 정 목사는 “공론화하고 재판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굉장히 많이 손가락질받았다.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다들 말한다”며 피해자들의 회복에도 계속 힘쓰겠다고 했다.정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이번 일을 통해 상식을 회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성범죄를 저지른 김 목사나 아들을 비호한 아버지 목사 김영남 목사의 행태, 또 그들을 옹호한 일부 목사들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지 못했다.정 목사는 “범죄를 저지른 아들 목사나 그 아들을 비호한 아버지 목사를 편드는 목사들이 여전히 하나님을 이야기한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기본적인 상식이 회복되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